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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ycle

2014. 2. 3. 20:10 from ETOCETORA
그러니깐 애초에 쓰레기를 대하는 태도가 자못 진지한편이라고 할 수 있다.
음식물쓰레기에 닭뼈나 양파껍질 등이 포함되는지 안되는지 지자체마다 기준이 다르다고 불평하고
패스트푸드점의 퇴식구 수거함의 애매한 구분이 언제나 피곤했으며
페트병이나 유리병에 붙은 알루미늄 뚜껑딱지를 못떼내는게 늘 신경쓰이는 사람이었으니깐.

딴에는 자원재활용 노력이 save earth 하고 북극곰을 살리는 데 도움이되지도않을까 기대하고있지만
막상 거대시설들(병원, 테마파크등등)에서 대량으로 버려져나가는 분리안된 쓰레기를 보게되면
내 하찮은 노력은 날 예민하고 쪼잔한 사람으로나 만들뿐 결국 아무것도 아닌 헛일일뿐이란 생각도 들어서
모든게 귀찮아져버리기도한다

그래도 오늘
짐을 줄이고 정리하면서 생겨난
옷은 헌옷할용하는단체에 박스로 보냈고
딥디랑 씨디는 중고사이트에 올려서 벌써몇개팔았다
은총이 못입는 옷이랑 임신중에 입은 내옷 수유쿠션등등 여러가지는
주말에 미혼모센터에 갖다줄예정이다

남들은 이미 다하고있던일인지 몰라도
내입장에선 그냥 생각보다는 다들 아끼고 나누는 일들을.열심히들 하는거같아서
그게 실질적으론 개인의 이익추구때문일수도있지만
결과적으론 지구를 아끼는 일이되는거니깐
그래서 오늘 바쁜와중에 택배부치러 다니느라 힘들었지만
굉장히 기분이좋다
쓰레기로 홀랑 타버렸을지도 모를 물건들에게 새로운 자리를찾아주게돼서..




인턴을
거의 강산이 변했을 시간만에 다시하는건데

옛날엔 사실 내신관리를 잘 안해서 학교병원 떨어지겠거니 싶어서
어디 지방에라도 내려가야되지않나..
서울은 이제 마지막이구나.. 하고 마음의 준비를 했었다
한창공사중이던 청계천도 못보겠네.. 아쉬웠고
그렇게 조바심내다가 겨우 합격했지만 결국 힘들어하다가 1년만에 관둬버렸지

이번에 인턴지원할때 이것저것 너무따지지 않고 별 깊은 생각도 하지않고
점수상으로는 커트에 가깝지만 거의 지르다시피 원서를 낸것도
인턴지원이 사실은 그렇게 중요한 일이 아니란걸 이미 알기때문이다
어떤병원에 들어가서 수련을 하든 아무리 아득바득하든 결국 자기인생 흘러가는 방향이란건 있는거니깐

처음 생각한 병원에 지원하긴 아슬아슬한 성작이었지만
어쨌든 합격했고 합격에 대해 뽑아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어쩌고 이럴 맘은 털끝만큼도없다
떨어진 사람들이 몇명인데 그사람들은.무슨 부당거래의.희생자라도 되나? 아니면 하느님도 편을.안들어줬다거나?
합격할만한 자격이 되니깐 합격한거고 난 일제대로 하는 모습으로 그걸 증명하면되는거다
고마운건 내가 수험생활할때 도와준 가족,친구들이 고마운거지.

겸손한마음으로 열심히 할생각이다
인턴이미 해본입장에선
인턴이 아무리 힘들어봤자 아기보는거보단 쉽다고 생각한다 잠자는것 포함해서

잘할수있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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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뉴이어

2014. 1. 2. 07:11 from ETOCETORA

 

해피뉴이어에 칠봉이의 카운트다운 뽀뽀씬이나 뙇 떠오르는 걸 보면

2013년 후반 내내 드라마 하나 의지해서 살았던게 맞나보다

 

마지막회 임박해서 작년같은 영혼없는 낚시질이 계속되겠거니 했는데

웬걸, 현대씬이 총체적으로 낚시였던걸로 판명됐다

전세집주인라니 헐,, 

(물론 이 사실로 모든 낚시질을 해명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비록 내가 원한 결말은 아니었어도 이만하면 괜찮은 드라마라고 생각은 하면서도

그래도 다시는 응사를 보고싶지 않은데 그건

7의 가슴앓이가 결국 지독한 삽질에 불과하다는 걸 다 알고 있는 채로

마음 아파서 그걸 어떻게 다시보나 싶어서..

 

 

요즘 같으면 누구나 나정이 어장관리하는 거라고

나정이가 던져주는 떡밥에 '사랑이라는 이유로' 파닥대선 안된다고

네이트 판같은 곳의 연애술사들이 7을 어망에서 끌어내줬을 것이다.

그러니 6년이나 시달린 저런 바보같은 모습도 90년대스타일이라 해야되나

하지만 언어가 의식을 지배한다고

어장관리라는 개념이 머리에 들어찬 2013년의 7이라면

밀땅이라는 이상한 개념과 초식남이라는 이상한 개념도 같이 탑재하고 있었을테니

카운트다운 뽀뽀씬 전의 솔직한 고백같은 것도 있을 수 없었을 거야.

아무튼 바보 77

 

 

 

드라마를 보고 얻은 건 그럭저럭 어른스런 교훈들.

일만시간 애를 쓰면 뭐하나라도 이룬다는 건 그걸로 성공한 사람한테나 의미있는 말이며

인생 어차피 한방, 될사람만 되는 거니깐 쓸데없이 힘빼지 말자

되지 않을 거 같은일엔 목매지 말자

착하게 굴어봤자 이용만 당하는 호구행

그리고 고생했다고 꼭 보답받는거는 아니니깐 노력의 댓가가 적다고 남탓은 하지 말자 등등.

이렇게 7이 했던 수많은 뻘짓에 대한 반대입장을 보여주는 드라마의 결말은

제작진이 이 작품을 콕 찝어 선물하고 싶었을 , 인생반고개 넘긴 1994 세대들에게 주는

메세지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받아들이면 될거 같다.

사실 틀린 말도 아니니깐

하지만

'시작하는 세대들'쪽이라면 이런 메세지수용은 좀 지양하는 게 좋을듯.

 

그리고 드라마를 보고 좀 놀란게

한국인의 성의식이 의외로 보수적이라는 걸 여론(?)으로 알게된 점이다.

손목만 잡아도 결혼을 해야 한다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4와 졍이가 저렇게 뽀뽀를 많이 했는데 결혼 안한다니 말도 안된다'

'첫사랑이 끝사랑이어야지'

이런생각을 가진 분들이 많은거 같아서

보수적인 사람인 내 입장에서는 대한민국 아직 말세아니구나 라고 안심했다고.

 

 

 

 

응답하라 시리즈가 더 나올수 있을까.. 더 나왔으면 좋을까..

그럴수 없을 거 같다.

배낭여행 1세대로 대표되는, 대한민국이 대략 '중산층' 국가로는 불릴수 있게 된 90년대

살만해진 대한민국에서는 대중문화가 금새 나돌았고

무슨 전체주의 국가도 아닌데 드라마 시청률이 50%나 나온걸봐도 알수 있듯이

사람들은 같은걸 거의 같이 누렸을 것이다.

공감대가 있었던 건데

90년대 이후엔 그런게 점점 없지 않나, 월드컵때 말고는뭐

 

영화 '냉정열정사이'에서 준세가 일하는 공방의 선생님이 한 말

이나라(이탈리아, 유럽)는  낡았다고, 오래됐다고

더이상 새로운게 있을 수 없어서 현재 사람들이 옛날것에 얹혀 살아간다는 그런 종류의 말이었는데

 

그렇게 조금씩 조용하고 세련되고 재미가 없어져가는 거 같다 우리나라 역시.

 

 

 

연말이라고 뭘 했나 떠올려보면 기억나는건 밀레니엄전의 보신각 타종 보러 종로나갔던 거 밖에 없는데

해넘이다 해돋이다 우 몰려나가는걸 보고 왜 사서 고생하나 비웃어댔지만

이제부터라도 최대한 고생하러 나가서 나의 시간에 마침표 따옴표 쉼표 마디를 새기겠음,

우리 은총이 데리고,

 

그리고 드라마나 예능 프로도 좀 열심히 봐야겠다

연말이라고 시상식 프로가 제일 인긴데, 1년간 보고 즐긴게 있어야 시상식하는거 같이보는 재미도 있지.

 

 

 

 

 

 

이장면은 정말 잘 그린거 같다

이렇게나 슬픈일이었다는 걸 당시보다 드라마를 보면서야 더 실감을 했으니깐.

사람들이 나와 관계지어진 서로들을 사랑하는 건 결국 이런 모습일거야

새해에는 그런 따뜻한 마음들이 내주변만이 아니라 더더더 넓어졌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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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조미21

2013. 12. 8. 01:08 from yS 2010▷2013

필기모의고사에서 병변을 보여주기 위해 환자 사진이 나오기도 하는데

그때 얼굴이 나올경우 거의 대부분 눈이 가려져있다.

시험자료로 사용되는 환자사진이 어떤 경로로 게재되는지, 환자본인에게 허락은 받는지

그런 윤리적인 면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뭐, 눈만 가리면 그래도 크게 나쁘진 않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근데 가끔 눈이 안 가려져 있는 환자 사진이 나올 때가 있다.

예를들어 염색체이상의 경우 얼굴을 봤을 때 뭔가 이상한 점을 알아야 하니깐.

 

시험증례가 아니라 교과서에서도 이미 눈 안가린 환자가 나오긴 했는데

교과서의 사진은 인권이고 뭐고 별 개의치 않고 질병치료와 의학연구라는

'대의'가 우선시 되던 오래전부터 사용돼 왔을 것이므로

혹시나 당시에 당사자에게 허락을 제대로 받지 않았다 하더라도

당사자들은 아마도 오래전에 이미 세상을 달리했을 것이므로 뭐 괜찮겠지, 막연히 안심하고 있다.

 

그에 비해 시험 증례에 나오는 환자사진은 정말,,

대체 어디서 구한건지는 모르겠지만, 우리시대의 인물들임에 틀림없어보이는데

 

 

이번 모의고사 때는 아나필락시스 맥관부종으로 눈을 안가려도 누군지 결코 알아볼 수 없는 분이 나왔고

저번 모의고사 때는 트리조미 21 신생아가 나왔다.

 

맥관부종이야 그렇다치더라도 트리조미 21문항이 이뤄지려면 특징적인 외모가 중요하긴 한데

그 사진 속 아기가 워낙 신생아라서 그런지

내가 보기엔 당시 우리집에서 울고 있던 6주된 우리 아기랑도 언뜻 별로 달라보이지 않는

그냥 보통신생아 얼굴로 밖에 안 보인다는게 문제라면 문제였던거다.

사실 신생아들 얼굴이 다 거기서 거기 아닌가,,

그래서 그 문항으로 시험을 본 학생들은

그 아기얼굴에서 의사의 소양으로 직관적으로 찾아내야 할 트리조미21외모의 특징을 봤다기보다는

'아, 아기얼굴을 보여준걸 보니 외모에 뭔가 이상이 있긴 있다는 의미네'라는 사실만 인식했을거다.

그리고 고작 그런인식을 주기 위해 아무것도 모르는 이 아기는 시험을 본 학생들 모두에게 

흠(欠)으로서의 자기얼굴을 팔린거다.

 

 

 

 

TS실습때 증례로 받은 환자가

(당시엔 아직 염색체검사결과는 나오지 않긴했지만)

병력기록상

임신 중에 초음파로 확인된 심장질환이 트리조미21을 의심할만한 드문질환이며

출생시 외모도 트리조미21로 의심된다고

돼 있는 생후 4주된 아기였다.

 

심장수술을 해도 괜찮을 시기를 기다리면서 중환자실에서 care중이었는데

그나마도 수술할 무렵에는 이미 생후4주나 된 'old baby' 였기 때문에

(분만실로부터 이송돼 온 후 내내 치료받으며 지냈을) 신생아중환자실에는 더이상 있을수 없었고

일반 중환자실, 성인들이 쓰는 그 큰 침대 위에 혼자 덩그라니 누워서

이것저것 온갖 line을 달고 있는 상태였다. 

 

 

난 잘 모르겠다.

심장기형때문에 출산하자마자 이렇게 중환자실이란 공간으로 멀어져 간 아기에 대해

엄마는 대체 얼마나 애착을 가질 수 있을까..

더구나 수술이 무사히 끝난다 해도 유전적인 문제가 이미 결정돼 있는 아기인 것이다.

 

나로말할것같으면

아침에 출산한 직후 아기를 안아보고 점심 때 수유실에 내려가서 다시 아기를 안았는데

안고 있으면서도 내가 과연 이 아기를 낳은건지 전혀 실감이 나지 않았으며

그렇게 2주간 조리를 하고나서 집으로 돌아간 후

직접 아기를 돌보며 고생하고서야 아기에 대한 실질적인 애착이 조금씩 생겨났다.

 

이 아기의 엄마는

하루에 두번쯤 있을 중환자실 보호자 면회시간에 맞춰서 30분 정도 아기를 보고 나가는게 고작일텐데

아기에 대한 애착이 과연 얼마정도가 될 수 있을지 난 정말로 모르겠다.

어쩌면 아기를 직접 키울지 어떨지에 대한 결정도 아직 안내렸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면회시간에도 아예 보러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렇다 해도 비난할 수도 없는게,,

출산후 한달이나 되는 시간동안 아기와 떨어져 지내면서

얼마나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오가고 있을것인가..

 

 

 

 

어떤 임산부가 임신중의 기형아 스크리닝 검사 후 블로그에 올린글에

아기가 만약 다운이라면 그 사실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을것 같다고

그런 아기를 키울 자신이 없다고 써 놓은걸 임신 중일 때 봤었는데

그건 나역시 마찬가지였다. 

철도 없고 인간미없게 보일거 같아 대놓고 말을 할 수가 없었을 뿐이지 나도 마찬가지였다. 

(자기가 좋아하는 남자가 날 좋아한다는 이유로 날 미워했던) 나보다 여섯살 어린 여자로부터

나이들어서 애 낳으면 다운 ... 이런 얘기까지 들었던 상태에서

건강한 아기를 출산하는 것이야말로 나를 증명하는 것이었으니까.

게다가 노산으로 인한 출산문제에 대한 걱정은

딱히 저렇게 악랄한 혀를 가진 사람의 입을 통하지 않더라도

당장 성별싸움난 인터넷게시판만 들어가봐도 되새기고 의지를 다지게 되는 일 아닌가.

아무리 다른 외국에서는 트리조미21로 인한 장애를 극복하고 연기를 하는 배우가 있다해도

2013년 대한민국의 인식은 아직 요정도다.

 

 

그래서 받아들일 자신이 없다면 대체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

우라나라에서 트리조미21은 합법적인 낙태사유는 아니지만

고위험군에 대한 양수검사라든가 융모막 검사를 하고 문제가 있다면 결국 어떻게든 낙태를 하겠지.

이때문에 대부분이 임신 기간 내내 정기적으로 산전검사를 받는 요즘은

예전과달리 고위험군 보다는 오히려 고위험군이 아니어서 스크리닝 검사만 받은 임산부들이

트리조미 21인 아기를 실제 출산하는 경우가 오히려 더 많지도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증례환자아기의 엄마도 나이가 많은 산모가 아니었고 아기의 이상도 임신 3분기에 와서나 확인됐을테니깐.

그리고 이때부터 준비되지 못한 엄마, 부모의 갈등이 시작되는 걸거다.

물론 모든걸 극복하고 잘 키워내는 부모도 있지만

이상이 있는 아기는 어쨌든, 유기비율도 높고, 학대비율도 높다.

 

 

 

 

내가 낳은 아기를 통해 나를 증명,, 운운이나 하는 수준의 나는

'증례문제에 출처불명의 신생아 얼굴을 그대로 내는게 껄끄럽습니다'

'부모에게 허락은 받고 사진 찍은 건가요'

'아무리 허락했다 해도 이렇다할 의미도 없이 아기를 이렇게 대하는거 괜찮은건가요'

이런 정도의 말밖에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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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 보는 중

2013. 11. 16. 17:18 from ETOCETORA

작년 여름 응칠을 재밌게 보긴 했지만

마지막 2,3회 무렵 보면서부터 결국 두번은 안볼 드라마가 돼 버렸는데

그 이유는 소위말하는 '달달'한 장면을 굳이 넣어서 초반부터 이어져오던 분위기의 일관성이 깨진거랑

그게 마치 드라마랑만 연애하면서 달달한 장면을 학수고대하는 시청자들한테 아부하는거 같았고

그런 후반의 오글함을 보고나니 초,중반의 애틋한 느낌도 아무렇지 않은게 돼버려서

도무지 두번다시 볼마음이 안드는 것이다.

 

드라마의 완성도를 생각한다면 첨부터 드라마 다 찍고 방송을 해야된다,

결말때문에 인상깊은 일드가 있는데 그게 아네고..라는 드라마.

연상연하 드라마였고 그럭저럭 내용재밌고 결국 또 결혼을 하는건가 하면서 봤는데

이드라마가 세상에,,주인공을 결혼을 안 시키고 열린결말을 내버렸다.

이 드라마를 보는 주 시청자는 결혼을 하고 싶어하는 많은 누나들일텐데

제작진은 그런거 아랑곳하지 않고 결혼을 안시켜줬다고..

한국의 일반 드라마였으면 결혼도 결혼이지만

뭔가 연애가 돼 갈듯한 무드가 조성되면

세상에 오로지 그 커플 두사람밖에 없는 듯

별 쓸데없는 스킨쉽 장면까지 다 넣어가면서

드라마를 통해 간접적으로라도 연애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충족시켜줬을텐데

이 드라마는 그런 서비스도 안해주는 거였다.

그런 제작진의 꿋꿋한 뚝심으로 드라마적으로 완성도가 높아졌고

보는내내 이야기도 재밌었다.

 

1994가 히트치고 있는 것에 대해

시청자들의 기호를 파악하고 반영하는데 뛰어난 예능출신 작가의 드라마라서

기존의 일방통행 드라마와는 차원이 다르다. 그래서 뜬다.. 라고 평가하기도 하는데

난 모르겠다.

1994가 시청자들에게 아부해서 지금 9회까지 높은 시청률을 유지하는 건 전혀 아닌거 같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센스는 확실히 예능출신 작가들의 센스겠지만

그래도 이야기의 인기 자체는 어디까지나 소재(과거에 대한 향수와 공감대)의 힘이 아닐까.

 

그래서 지금 걱정이 되는 건,

나정이의 남편이 누가 될것인가 하는 것이다.

 

내가 보기엔 딱 첫회볼때부터 쓰레기는 남편이 아니었다.

쓰레기가 남편이 되면 이거 완전히 근친상간이다.

실제로는 혈연이 아니지만, 심리적으론 혈연이나 마찬가진데

시청자들을 흔드는 쓰레기의 면면도 만약 쓰레기가 친오빠 내지 친오빠랑 다름없는 상태가 아니라면

거의 세팅되기 어려운 상황과 행동들 아닌가.

쓰레기는...

친오빠 판타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기호를 만족시켜주면서도 

그래도 근친상간은 아니니까..라고 안심할 수 있는 그런 캐릭터지만

이건 어디를 보나 근친상간이다 난 인정할 수 없다고.

 

 

그렇다면 저런 근친상간을 용납할 수 없는 나의 판타지는 뭐냐면

그건 제복이 잘 어울리는 사람 (우왕 칠봉이 야구 유니폼 입은 모습 너무 멋짐 ㅠㅠ)

제복이라고 해서 아무 제복은 아니고

(쓰레기가 입는 의사가운 같은건 결코 제복이 아니고, 빙그레동생이 원하는 요리사 옷도 제복이랄 수 없음!)

군복이나 경찰복 야구복(농구 유니폼도 결코 제복이 아님)처럼 모자도 써야 되고 뭔가 절도가 있어야 함.

 

나정이 남편이 틀림없을 칠봉이가 야구선수로 나오면서 야구모자가 잘 어울리는게 정말로 다행이다.

 

예전에 WBC때 이치로의 삼십년 발언을 듣고 분개를 하면서도 이치로를 막 미워할 수 없었던건

나이가 들어가고 있음에도 야구 유니폼이 어울리는 체격을 유지를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치로도 야구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만큼은 멋있게 보였다.

당시 일본게시판에 보면 한국의 이대호나 김태균이 타석에 나올 때

'저 뚱땡이들이 나올때면 뭔가 불안해'라면서

두 사람의 실력을 두려워하면서도

타자가 체격이 너무 비대한데 대해 뚱땡이라고 비하하는 글들이 보이곤 했는데 

나 역시 한국인으로서 우리나라 선수들을 응원을 하면서도

왜 프로선수가 되면 야구유니폼이 아기 우주복처럼 우스꽝스럽게 보이게 체격이 비대해지는지

그게 참 마음에 안 들었던 것이다.

 

사람을 볼 때 외모만 보고 좋아라하면 안되겠지만

그래도 만약 칠봉이가 야구모자가 정말 안어울리는 사람이었다면

아무리 우뇌탑재된 서울남자의 다정한 모습을 선보인다 해도 전혀 안좋았을거 같다.

 

 

그래서 나정이가 정신적으로 성숙한 선택을 한다면 당연히 근친상간을 극복하고 칠봉이랑 잘돼야 되는데

걱정되는건 제작진이 혹시나 시청자들의 반응을 보고 쓰레기를 남편으로 하면서

나정이를 근친상간적인 정신상태에 주저앉히고

드라마 완성도를 떨어뜨리는 일이 생길까 하는 것이다.

 

제발 칠봉이랑 맺어지게 해주세요

그게 아니라면 애초에 칠봉이한테 야구모자를 씌우지를 말았어야지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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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인의 연인

2013. 11. 8. 23:01 from ETOCETORA

이번주에는 오후에 학교에 가서 내내 임상수기항목을 연습했다

자꾸하다보니깐 확실히 익숙해지기는 하는데

기술적으로 라든가 혹은 체력적&체형적으로 힘들어서 아직까지도 어려운 항목도 있다.

전자는 안저검사.. 후자는 심폐소생술..

 

체력적으로 힘든 건 당연히 가슴압박이고

체형적으로 힘든건 구강대구강 호흡이다.

 

가슴압박 30회X5싸이클을 하고 나면 정말로 힘이 쭉 빠지므로

CPR항목은 집에 오기전 제일 마지막에 연습하고 있다

실제 시험에서 CPR항목이 나오고, 게다가 12문제 중간쯤이라든가

혹은 제일 첫 항목으로 나온다면

정말 힘들거 같다ㅠㅠ

그런일은 나한테 안생길거야 화이팅.

 

그리고 한때 드라마 시청자들 가슴 떨리게 했던 문제의 구강대구강 호흡..

2년전에 세브란스에서 처음 CPR을 배울때는 내 호흡이 그렇게 힘찬줄 몰랐는데

지금 학교에서 연습할 때는 가슴압박 정도나 호흡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센서를 두고 하다보니

언뜻 보기에는 뭔가 해내는 듯 하지만 질적으론 적절한 소생술이 못되고 있는 상태다.

아물론 나만 그런건 아니고 대부분 연습 초반에는 그러는듯.

cpr에서 호흡은, 관악기를 처음 배울 때 호흡에서 버벅대다가 어느순간 되는 것처럼

그렇게 무심코 되는 쪽으로 넘어가는 거 같다.

 

문제는 거칠게나마 호흡이 들어갈 때가 아니라

아예 호흡이 들어가지 않을 때인데,,

코도 막고 턱도 들고 하는데도 대체 왜 흉강으로 숨이 안 들어가는지..

혹시나 마네킹의 입이 미세하게나마 막아지지 않아서인듯해서

예전에 우리학교 em 교수님이 말씀하신대로 

마네킹 인형 입을 내입으로 잡아먹을듯이 덮어보려고 발버둥을 치다가 결국 15:2 리듬을 잃고 만다. 

이건 아무리 봐도 입이 큰사람이 유리한 항목이다.

 

 

그렇게 한번의 싸이클에 호흡을 4,5번은 하려고 시도하다가

최종적으로 5싸이클을 마치고 나면

face mask로 가리고 호흡을 했음에도 마네킹 입주변이 침범벅이 된다 (우웩 더러워ㅠㅠ )

나만 그렇게 거친 입맞춤을 했을리 없고, 남들도 그래왔을테니

우리학년 모두는 실기시험 스케줄대로 순차적으로 서로에게 간접키스를 전달하고 있는 셈이다

아무튼..

물리적으로 확연히 드러난 배어나온 침을 보면

실습후에 입을 씻는게  face mask에 표기된 위생적인 감마선소독 어쩌구보다 훨씬 안심이 된다.

 

 

 

 

프린스 장의 스캔들에 대해 처음 들었을 때는 여느때처럼 크게 신경쓰이지도 않았다

'아마 아니겠지만, 행여 그렇다해도 뭐, 그럴수도 있는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니깐.

그리고 곧 문제의 사진을 부정하고 상황을 해명하는 듯한 글과 사진이 올라왔고

그걸 보고도 그냥 그런가보다 했다. 공적으로 비난받을 수도 있는 일, 안한건 안했다고 말해야지.

그런데 해명사진과 문제가 된 사진을 바로 옆에 두고 비교하면서,

합성을 하면서 각도까지 바꿀순 없다는 중국네티즌들의 주장이 올라오니깐

마음이 심란해진다.

 

뭐랄까..

사진합성이란 것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프린스장이 문제의 사진속 상황을 변명하기 위해 꼼수를 써서 비슷한 사진을 올린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다면 그렇게까지 궁색하게 변명을 해야 되는 이유가 대체 뭔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프린스장도 세상 무서운 줄 아는 사람으로 나이가 들어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이제서야 그렇게 변했다기 보다는 원래'세상무서워하지 않는 척'을 하고 있을 뿐인거구나 싶었고

다른 나라까지 나다니며 무슨무슨쇼 같은 걸로 자기 모든걸 던지는듯 하는게 완전 가식적으로 느껴졌고

그래, 극적인 사람은 실제로 언제나 연극을 하고 있을뿐이란 거 마음속으론 이미 알고 있었어.

 

문제는..

그걸 굳이 변명을 하는게 정말, 진짜 궁색해 보인다는 거다.

도덕적 흠결이 없는 사람으로 보이려고 저렇게 뻔히 지적당할 변명을 만들어내고 있구나 하는 거.

정말로 그런거라면 그냥 아무말 하지 않아도 좋았을텐데 그래도 괜찮았을텐데..

사회적 통념에 좀 어긋날듯한 행동을 하면

자기편이라 생각했던 사람들이 다 돌아설까봐 무서운걸까 싶어서

그게 속상해서 편이 돼 주고 싶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스무살짜리의 흔한 허세감성'에 대해 세상이 전부 지독하게 조롱했는데도 꿋꿋하던

예전의 프린스는 대체 어디로 갔나 하는 생각도 들어서 다 싫어져버리기도 한다.

 

팬들이라는 사람들의 반응도 마찬가지다.

애초에 도덕적으로 완벽한 사람이라서 좋아했을리도 없으면서

우리 프린스는 그런 사람이 아니예요 뉘앙스로 옹호하면서

눈가리고 아웅하는 듯한 해명에 넘어가주는 거.

 

미남 이후로 찍는 드라마 족족 망하고 있는 것도 다 이유가 있다.

미남 이전에는 지켜야 할 인기가 없어서 자기를 다 던질 수 있었고

미남 이후에는 지켜야 할 인기가 생겨서 드라마 역할로 어떤 이미지 메이킹을 하려다보니

하는 족족 망하는 거다.

드라마 자체도 대체 어떻게 그런걸 고르는지 모르겠다. 재미라곤 없어서 끝까지 본게 하나도 없다.

잘생긴 사람이 대놓고 근사한 역을 하는 건 대개 울렁거리고 재미가 없다.

이런건 누구나 다 아는 균형의 문제 아닌가.

박찬욱감독이 이영애역할의 이름을 촌스러운 느낌의 금자로 한것도 비슷한 이유였던걸로 알고 있다.

 

 

프린스의 해명이 궁색한 변명인것으로 드러난듯한 오늘 기사를 보고 기분이 영 아니지만

그 와중에도 달리 생각할 여지가 있는 걸 보면 난 여전히 팬인가보다

그러니깐...

뻔히 달라보이는 해명사진은

내남자는 안 그러겠지 라고 믿고 있는 연.인.들.을 위한 '배려깊은 거짓해명'이며

그래서 거짓말이란 걸 알아도 속아넘어가주는게 팬이라는 이름의 연인들인가보다 하는 생각도 드니깐.

 

하여간 만인의 연인 프린스장은 자기 믿어주는 (척하는) 팬들 관리 잘하시고

이번 드라마는 설득력있는 미모가 캐릭터인 역할이니깐 부디부디 잘 되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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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맞았어요

2013. 10. 29. 22:28 from yS 2010▷2013

요즘 한창 실기 준비를 하느라 꼬박꼬박 등교를 하고 있다.

같은 날에 시험을 보는 동기들과 맞춰보며 역할극을 하는게 중요해서

임상술기지침보다는 진료수행지침을 하루에 8,9개씩 하고 있는데

진료항목은 그냥저냥 할만한데 상담위주의 항목들이 좀 어렵다.

진료는 패턴과 감별진단, 신체진찰만 하면되니까 왠만하게 하던 가닥대로 하면 할수가 있는데

상담은, 각 상담마다 적절한 패턴이 따로 정해져 있어서

항목마다 익숙해지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아무튼 굉장히 지루하기도 하고 말하느라 목도 아프고 앉아 있느라 좀도 쑤시는 이 실기준비를

되지도 않는 드립을 날려대면서 즐겁게 하려고 노력을 하는데

상담 항목중에 가정폭력항목이 그렇다 좀..

 

그렇잖아도 요즘 한창

세상이 쓴맛일 어떤 아기들에 대해서 생각하느라 머리가 아픈데

자기가 데려온 아들을 재혼한 현재남편이 때린다는 그런 설정의 가정폭력 상담 항목을

감정쏠리는대로 징징댈수도 없고 시시덕거리며 말하고 있자니

괜시리 정신적으로 피곤하다.

 

항목에서는 계부의 폭력으로 설정돼 있지만, 실제 가정폭력은 친부모에 의한 경우가 가장 많다.

친부모랑 사는 애들이 훨씬 많을테니 당연한 거겠지.

몹쓸사람은 계부모 친부모 가리지 않는다는 거다.

 

그와중에,,

같은 병실에 팔 골절로 입원한 1살 반짜리 아기가

간병인에게 험하게 다뤄지고 있는데도 한마디도 뭐라 못해 속상하다는 어떤 아줌마 글을 읽었다.

아기가 부모가 아닌 간병인과 병실에 있는 이유는

애초에 골절이 부모가 자행한 학대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며

그렇게 계속된 부모의 학대로 인해 신고를 통해 병원에 들어온 아기라서

행여나 아기를 소중히 대해주지 않는다해도 그 아기를 지켜줄 그 누구도 없기 때문에

그래서 간병인도 아기에게 전혀 간병의 정성을 보이지 않고 있고

수술후 아파서 끙끙대는 것에 대해서조차

'니가 누구에게 응석부릴 처지냐'따위의 말을 하며 아파 우는 아기에게 호통을 치고 있는데도

혹시 같은 병실에 입원한 자기아기에게 해코지 할까봐

뭐라 말을 할 수 없어서 속상하다는 그런 답답한 내용이었다.

 

세상의 많은 아기들은

아무리 보채고 찢어지게 울어대고 밤새 칭얼대며 자길 재우라며 호령하고

어떠한 의존을 해도 결코 자신에 대한 사랑과 보살핌을 거두지 않을 양육자의 품에서

세상에 대한 신뢰를 키워가고 있을텐

겨우 1살 반 밖에 되지 않은 이 아기는

최초 양육자였을 부모에게서 팔이 부러질 정도의 물리적인 학대를 받았고

그 외에도 기저귀를 제때 갈아주지 않는다거나 밥을 제때 챙겨주지 않는다거나

혹은 아픈데 병원에 데려가지 않는식의 '방임'이라는 학대도 분명 꾸준히 당했을 이 1살 반짜리 아기는

사회안전망을 통해서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에 조차도 왜 따뜻한 보살핌을 못 받고 있어야 하나

1살반짜리 아기는 아직도 자라고 있는 미완의 인지범위에서

자기가 느끼는 고통이 '어찌할 수 없는 고립무원감' 이란 것도 인지 못한채

공포와 무력감으로 결국 울음조차 사그라들게 될거다.

생각할수록 끔찍한 일이다.

그 간병인에게 징계가 내려질리도 없겠지만

징계가 내려진다 한들 어른들끼리의 싸바싸바가 대체 아기가 입은 상처를 어떻게 다독여줄수 있을까

 

아기를 보듬어주지 않는 사람은 잠재적인 범죄자다.

사회구성원의 정서적 정신적 건강을 훼손해서 사회 전체의 건전성을 망치는데 일조한거니깐.

 

아동학대 신고를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직군 중에는 당연하지만 의료인도 포함되는데

그런 의무적인 이유에서라도 좋으니깐, 좀 더 학대라는 것에 대해들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

나도 지금 아기가 없었다면 가정폭력같은거 아무렇지 않게 힝힝 농담이나 하며 넘겨버렸을거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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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와 나

2013. 10. 14. 10:40 from yS 2010▷2013

 

볼품없이 마른채 태지로 덮혀 있던 팔다리, 몸에는 살이 통통하게 올랐다

가장 작은 사이즈 양말은 벌써 작아졌고 그 다음 사이즈 양말도 곧 못신을 거 같다

고사리처럼 오그라든 채 꼭 쥐고 있던 손은 이제 통통한 불가사리처럼 펴져 있다.

바야흐로 신생아에서 아기가 된 것이다.

 

처음에는 이 육아라는 과정이 너무나 낯설고 힘들었다.

밤에 배고파 깨서 울어대는 애가 너무나 거대하게 느껴졌다.

낮에 몸을 비틀어대면서 칭얼대며 어떻게든 어른 하나를 자기 옆에 보초 세워두는 아기가

마치 예전에 인턴할 때 들고 있던 호출기처럼 무서웠다

그당시와 마찬가지로, 쉴틈이 생겨도 마음으론 쉬어지지가 않았다.

얘가 언제 또 울까.. 이게 언제 또 울릴까 하는 긴장 때문에.

 

지금도 여전히 아기보는 게 전혀 수월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문득 정신차려보면 애가 조금씩 달라져 있고 커 있는게 신기하다.

그리고 애가 조금씩 달라지면서 그전의 모습이 사라져 가는것, 그걸 내가 대충 흘려보내는게

아쉽다

육체적으론 힘들지라도 성장을 지켜볼 수 있는 마음이라도 유지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

혼자 여유부릴만한 짬이 생기면 그 시간에는 공부를 해야 하니깐

몸도 조급하고 마음도 조급하고

그래서 우리 아기의 많은 순간을 놓치게 되는게 슬프다.

 

아기 낳기전까지는

내년에 바로 수련을 받게 되면 아기를 떼 놓고 나오는 문제만 마음 아플 줄 알았는데

근데 그렇게 아기를 떼 놓고 나오는 것 뿐 아니라

아기를 직접 키우는 동안에도 그 많은 순간을 열심히 함께 해줄수 없어서 맘아파질 줄은 몰랐다.

아기들이 그렇게 많은 변화의 순간을 지나가면서 커갈줄을 몰랐던 거다.

난 아기들을 잘 모르는 사람이었으니깐

 

 

우리아기를 보면서 세상의 다른 아기들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하게 됐다 대개 슬픈쪽으로.

아기들이 울 때는 배가고픈지, 기저귀가 괜찮은지, 덥지는 않은지 를 살피라고 하는데

예를 들어 기저귀의 경우..

생후 한달이 지날 무렵부터, 준비해둔 천기저귀를 쓰기 시작했는데

이 천기저귀가 아직 덜 부드러워져서 그런지 소변 흡수가 썩 잘되지 않았던 거다.

아기가 오줌을 누면 이게 바로 흡수가 되지 않고 엉덩이 쪽으로 흘러가서 흡수되는 바람에

바로 누워서 소변을 본 후에는 엉덩이와 허리쪽으로 소변이 자꾸 닿게 되고

그래서 그 더운 여름날에 아기는 소변을 볼 때마다 엉덩이와 허리가 쓰라렸을 건데

둔한 엄마는 그런 줄도 모르고 '바로 눕히기만 하면 등센서가 작동하는 건지 칭얼대네'라고 짜증을 내다가

며칠이나 지난 다음에야 소변이 닿는게 쓰라려서 그랬다는 걸 알아낸 것이다.

손도 못 뻗고 몸도 못 트는데 엉덩이와 허리가 얼마나 쓰라렸을까..그래서 그렇게 울고 보챘던 건데

이사실을 발견못했으면 '애가 예민'해서 라든가 '엄마 괴롭히려고' 라는 등 말도안되는 소리를 해댔겠지.

아무튼 이렇게 아기가 우는 이유를 알아냈으면 '알아서 다행이다'라고 안심하면 그걸로 충분한데,

'오줌 흡수가 잘 안돼서 쓰라려서 우는 거라는 걸 엄마가 알아채지 못해 우는 다른 아기들이 또 있을텐데'

이런 아무 쓸모없고 오지랖 넘치는 소모적인 걱정을 하면서

우리 아기가 우는 이유를 알아낸 다행감을 왠일인지 항상 슬픈 감정으로 마무리 하게 되는 것이다.

그냥 나처럼 둔한 엄마들보다 세심한 엄마들이 더 많으면 좋겠다. 

 

예전에는 아기들에 대해 생각해 본 일이 별로없다.

이제 아기들을 키우는데 생기는 어려움에 대해 검색하다 보면

끝없이 우는 아기때문에 신경이 예민해진 부모가 아기를 (무려)집어던졌다는 등의 글도 발견할 수 있는데

그렇게 아기를 던지는 건 '학대' 수준이 아니라 '살인미수'다.

학대는,아기들이 불편한 걸 눈치채지 못하고 눈치채는 노력을 안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학대라고 해야 한다.

배가고프거나, 기저귀가 눅눅하거나, 얼굴이 가렵거나 덥거나 등등..

아기들한테는 바로 그 불편함이 자기의 모든 감각이며 모든 세상이 될테니깐.

아기를 돌본다는 건 아기들이 뭐가 불편한지 계속 지켜봐주고 또 관심을 가져주는 것일 텐데

대부분 '애가 보챈다'라든가 '손을 탔다'라든가 '계속 운다'라든가 등의

'예민한 아기' 탓에 양육자 역시 예민해졌다는 식으로 말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런건 미숙한 양육자인 나같은 사람, 나같은 엄마들 편들어주는 위로에 지나지 않고

실상 아무 해결도 못해주는 쓸모없는 말이다.

누구 말마따나 '엄마하나 믿고 세상에 태어난 아기'가 잘못할게 뭐가 있겠으며 예민할게 뭐가 있을까

그냥 그런게 아기인거고 그런 아기를 보살피는게 육아인거지

 

현재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도 같지만

이 고생도 어느정도 균형을 이룬거 같고

지금으로선 좀더 우리아기를 사랑해주고 싶다. 사랑한다는 티를 많이 내고 싶다.

육아를 고생이라고만 여긴 나머지

해줘야 하는 최소의 것만 하고 어떻게든 아기 피해서 쉴 생각만 하고 그렇게 될까봐 그게 걱정이다.

 

참 이상한 건

아기 보는게 힘들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그러니깐 보채는 아기와의 전투(?) 때마다 아기가 너무 거대하게 느껴져서

귀여운 모습이라고는 하나도 보이지 않을때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전에 시험보러 갔을 때라든가, 요즘 낮에 공부하러 밖에 나가있는 동안 이라든가

그럴 때는 시시때때로 아기모습이 아른 거린다는 거다.

아기가 엄청 집중을 하며 고작 젖을 빠는 그 표정이라든가

요즘 한창 웃으면서 옹알이 하는 모습이라든가 그 목소리라든가

그게 생각이 나서 얼른 다시 집에 돌아가고 싶어지곤 하는 걸 보면

 

아기가 요물은 요물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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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2013. 9. 18. 14:08 from yS 2010▷2013

 

대학원 합격하고 일 그만 둘 준비를 하면서

직장에서 주는 복지포인트로 자전거를 한대 구입했었다.

시내가 거의 평지로 돼 있어서 자전거를 타기 좋은 환경이라 그런지

인터넷으로 저렴하게 산 이 자전거를 근 3년 참 유용하게 타고 다녔다.

등하교 길에 병원쪽으로 다니기도 했지만

봄 가을에는 아직 아무것도 없는 택지쪽으로 풀을 밟고 다니기도 했고

하천 옆으로 나있는 자전거 도로를 따라서 자전거산책을 하기도 했었다.

주말이나 강습이 있을 때 테니스를 치러 갈 때도 이 자전거를 타고 다녔고

사실 부산까지 자전거로 한번 가봐야겠다 마음먹고 있었는데 그건 결국 해보지 못하게 됐다.

 

 

작년 10월

평소 잘 안다니는 길 쪽의 병원 자전거 주차장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실습을 하다가

우연히 한번 자전거를 안 챙기고 집으로 돌아왔었다.

그리고 그 후 날씨도 점점 추워지고 임신도 하고 해서 자전거를 가져올 수가 없었고

4학년 개강을 하고 부터는

자전거를 잠궈둔 열쇠만 버리지도 치우지도 않고 계속 책상위에 둔채로 다니면서

'자전거 주차 관리하는 분이 알아서 자전거 치웠겠지'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방에서 굴러다니던 열쇠는 아기낳고 저번달에 방정리를 하면서 그제서야 버린거 같다.

 

어제 우연히 그 잘 다니지 않는 길 쪽으로 지나게 됐는데

문득 생각이 나서 내가 자전거를 두고간지가 얼마나 됐나 헤아려 보니

무려 10개월이 넘었다.

그리고 내눈앞에 10개월간 길바닥에 낡은 티가 역력한 그 자전거가 딱 나타났다.

그렇게 오랜기간 아무도 가져가지 않는 자전거가 방치돼 있는데

어떻게 아무도 치우지도 않고 내버려져 있을 수가 있는 걸까

그것도 여러사람들이 자기가 맡은부분의 일을 해나가고 있어서 병원 곳곳 관리가 잘돼고 있을텐데..

싶었지만

행여 그 자전거를 탐낸 사람이 있었다해도 거치대에 묶여 있어서 가져가지 못했을 것이고

그나마도 자전거의 처음과 자전거와의 함께를 머리에 담고 있는 나한테나 한때 소중한 자전거였지

이런 싸구려 자전거가 열쇠없이 버려져 있었다 한들 대체 누가 가져가겠는가

 

10개월간 자전거 거치대에 묶인채로 비바람에 시달려서인지

금속부분은 거의 녹으로 덮혀 있었고, 천으로 덮힌 부분의 색은 바래 있었다.

가방을 넣어다니던 바구니에는 사람들이 지나다니며 버린 쓰레기가 가득 들어 있었고

그래서 원래 자전거 주인이 아닌 사람 눈에는 

그냥 낡고 녹슬어서 내다버린걸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 자전거.

 

당장 거치대에서부터라도 일단 떼어내고 싶었지만

어떻게 일이 안되는대로 맞아떨어졌는지 지난 9개월간 매일 눈도장 찍던 자전거 열쇠를

최근 얼마전에야 버린건 대체 무슨 조화인지 모르겠다.

 

자전거가 팽개쳐져 있는 걸 보니 좀 속상하긴 하지만 사실 생각해보면

애초에 작년 10월에 내가 자전거를 두고 집에 갈 때부터

자전거는 버려진 거였다.

아무리 이것저것 고치고 챙겨가며 탔다고는해도

타고다닌지 3년 다돼 가서 색도 점점 바래가고 있었고, 녹도 조금 슬기 시작했던 것도 같다.

본전 생각나서 오래 타야 할만큼 비싸게 산 것도 아니고

어차피 없어질 포인트로 싸게 산 자전거

이제 버려도 될 법하니깐, 슬슬 마음이 떠나가니깐

그날 병원에 내버려두고 집에 갔고 다음날 서둘러 챙기지 않았던 거겠지.

그래서 결국 그렇게 버려진 자전거라면 그냥 그 자리에서 삭아 없어져버리든가 할 것이지

대체 왜 버릴 때보다 더 낡은 모습으로까지 남아서 여전히 그자리에 묶여 있는건지 모르겠다.

 

사람들의 감정생활에서도 서로 버리고 버려지고 하는 와중에

여전히 아무렇게나 피어있는 감정은 자기가 알아서 추스려야지

상대방들은 어차피 대개 남의 감정 살펴주지않을 뿐더러

게다가 그런건 이미 마음이 떠난 상대방들이 어찌 해결해 줄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니

치정어린 마음에 뉴스에 나올만한 짓을 하는 어리석은 소수의 사람을 제외하고는 

시간이 가면 버린것도 버려진것도 알아서 잊고 털고 회복하는게 사람들인데

이 자전거는 그냥 하염없이 낡아만 가고 있으니

그냥 그게 속상했다.

 

가까이 가서 자전거 핸들을 잡아봤지만

서정주의 신부에서처럼 그제서야 폭삭 재로 주저앉아버리는 그런 독하고 매운느낌도 없으니

자전거가 날 기다리며 원망하고 있었을거라는 그런 애니미즘스런 걱정은 하지말자.

애도 아니고 '버려진 자전거의 저주' 같은 거 신경쓰지 말자고 ㅋ

 

 

 

어제 자전거 보고 기분이 안 좋아져서 구구절절 뭔가 많이 써놓긴 했지만

상황을 간단히 요약하면

자전거를 공공장소에 버려두면 남들이 알아서 치워줄 줄 알았는데 

실수로 열쇠를 묶어둔 바람에 불법투기에 실패하고

10개월이나 지나서야 회복된 시민의식으로 대형쓰레기 제대로 버릴 방도를 궁리하게 됐다는 거.

 

 

예전에 어떤 아저씨가 10년넘게 타고다니며 가족들의 추억이 서린 자동차를 결국 폐차시키게 됐을때

폐차전날 자동차 안에서 오래 앉아 있기도 하고

(그러면서 남들에겐 차마 창피해서 그랬다고 못할 '대화'라는 것도 했겠지. 범블비도 아닌 고물자동차한테)

폐차당일에는 가족들까지 폐차될 차에 태우고 가서는 폐차장까지 자동차를 마중했다는 둥

그런 궁상스런 짓을 했다는 기록을 어떤 인터넷 기사를 통해 남겼던데

 

난 그런 주책맞은 사람은 아니니깐

일단 이렇게 낡아빠지고 녹슨 자전거가 잔뜩 쌓여있던 동네 자전거 가게에 가서

이 자전거를 어떻게 처리해야되는지, 잠긴 자전거 열쇠를 어떻게 뜯어 가져올지 등을 물어보고

그리고 이 낡은 자전거가 폐기돼야 하는대로 잘 폐기되게끔 그렇게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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謀議 고사

2013. 9. 2. 14:14 from yS 2010▷2013

모의고사에서 문제가 생겼다

같은 날짜에 동일문제로 시험을 보는 실기시험에서

누구도 의도치 않았음에도 시험문제가 유출되는 바람에

전원 재시험을 보게된것이다.

근데 문제가 유출된 것을 학교에서 알게된 것이

어떤 학생이 제보를 했기 때문이라는 점

 

이때문에 다들 제보자가 누군지 색출해야 한다고 분개하고

무엇보다 그 제보자가 문제유출로 피해를 봤을 법한, 즉 유출 전에 시험을 봤을 거란 확신도 없음에도

학교에 꼰질러서 재시험을 대체 얼마나 잘 보는지 두고보자는 둥

그렇게 다들 그 학생을 비난하면서 결국 재시험 일정은 무사히 끝났다.

 

내 경우에 이번 실기시험은 중요한 시험이었다.

작년겨울 입덧때문에 실기를 망친이후

실기시험자체에 뭔가 두려움이 생겨버렸고

그나마 1학기 실기시험도 불안불안하게 시험을 보고 몇개 항목에서 페일이 떴으며

이번에 출산후 며칠만에 본 실기시험도

체력적으로 또 정신적으로도 자신이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조리 기간 내내 책과 동영상으로나마 준비를 하고

꾸역꾸역 몸을 추스리고 가서 시험을 보고 온거였는데

근데 그 결과가 어땠냐면

완전 엄청나게 안 좋은 결과가 나온것이다 2/3에서 페일이 떴으니깐..

 

처음에 문제 유출사실을 모른채 저 결과를 확인하고는 정말 혼란스러웠다.

몸 상태를 핑계댄다손 치더라도, 앞으로 실제 시험까지 더이상 내 실력을 확인할 방법이 없으니깐.

그리고 몸핑계 대는 것도 한두번이지,,

작년 겨울 시험부터 해서 벌써 세번째 시험이 아닌가

그렇게 자신감도 잃고 스스로에 대한 신뢰감도 떨어져서 자포자기하고 있을 무렵

학년 공지방을 통해서 문제유출 사실을 알게됐고

전원 재시험을 보게됐다는 사실에 굉장히 안심했다. 또 감사했다.

 

그래, 다들 여행계획, 공부계획 등을 세워뒀을 건데 그게 깨진게 싫긴 하겠지

그리고 학생들은 전혀 의도하지 않았지만 문제가 유출되는 등

시험관리에 문제가 생긴 가장 큰 원인은

바로 학교측의 잘못(휴대전화 수거를 안했다)에서 기인한다는 것도 사실이지 

근데 그것에 대해 조목조목 항의하면서 어느정도 적절한 선에서 합의해볼 생각은 하지도 않으면서

'선의의 피해자가 나올까봐'라는 이유로 제보했다는 제보자에 대해서는

완전 극악무도한 놈으로 매도하면서 한풀이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자기성적밖에 안중에 없는 '이기적인 놈'때문에 이 많은 사람이 피해를 본다고..

 

 

정말 이해가 안된다.

학교에서는 1학기 성적 유예상태의 학생들에게 이번시험으로 유급자를 결정한다고도 했고

그렇다면 문제유출로 인해 생기는 선의의 피해자가 받는 타격은

그냥 낮은 성적정도가 아니라 무려 1년간의 졸업유예가 될 수도 있는 것이었다.

그걸 다들 정말로 모르고 그 제보자를 비난하는 걸까?

도대체 누가 일이점 점수를 더 받자고 재시험을 쳐야 한다고 나설까,

훨씬 곤란한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깐 무려 '선의의 피해자'운운하며 제보를 한거겠지.

 

나의 경우도 이번시험이 재시험없이, 혹은 시험문제 파동(?)이 쉬쉬하면서 덮인채 끝났다면

문제를 알고 시험을 치룬 사람과의 상대평가라서 훨씬 더 낮게 평가됐다는 걸 모른채

자신감 상실과 내가 가진 핸디캡으로 내 상태를 변명하려는

구질구질한 심리상태로 불안하게 몇개월을 보내야했겠지.

 

즉, 어떤 사람들에게는 시험을 공정하게 보는게 굉장히 중요한 것이었는데

그걸 전혀 이해못하고 자기가 받은 손톱만한 피해를 가지고

그 제보자를 비난하는걸 보고 있자니

미래에 우리모두가 속할 이익단체(..)에서 

그때 뭔가 손해가 날만한 상황이 생긴다면

전체적인 정의에 대해서는 생각지도 않고

당장 나자신 전후좌우 1미터 이내의 손톱만한 이해타산을 따지며 

길길이 날뛰는 사람들이 될것같아

그럴것같아... 라는 생각을 했다.

 

제보자가, 자기를 비난하는 학생들 예상대로

자신이 피해를 보기 때문에 제보를 했다 해도 잘못한 건 없다.

더구나 시험결과로 심각한 상황이 생길수 있기 때문에 그런거라면 두말할 나위가 없지

하지만 제보자가, 제보자를 비난하는 다른 학생들이 예상과는 달리

자신은 피해를 받은 수험자가 아니지만 

그래도 진심으로 '선의의 피해자'를 염두에 두고 학교에 제보한거라면 더 좋겠다.

집단적으로 이기적인(이기적이다) 의식상태를 보이고 있는 동기들 때문에 기분이 꿀꿀한데

그 중에서도 이런 돈키호테 같은 사람이 한명쯤 숨어 있는 거라면

그러면 그래도 좀 균형이 잡히고 자정작용이 있는 집단인거 같아서 안심할 수 있을거 같다고. 

내가 좀 손해를 보더라도 아닌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있어야지.

 

 

재시험 결과는 만족한다

체력적으로도 다소 회복된 상태였고...

이렇게 공정하게 다시 시험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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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상

2013. 7. 26. 20:20 from yS 2010▷2013

사주에서 식신상관, 식상은 자기가 키워내고 뽑아내는 거니깐 여자에서는 자식을 뜻하기도 한다.

식상이 어떤 건지 명료하게 이해하지는 못하겠지만

뭔가 표현을 해내는 걸 의미한다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다.

식신과 상관은 차이가 있는데

식신이 좀더 자연스럽고 일반적인 표현이라면

상관은 좀더 예리하고 독특한 표현쪽일거다.

생일을 알게된 후 식신과 상관의 차이를 생각하며 보게된 사람들이

바로 SNS 에서 앙숙(?)으로 유명한 J씨와 B씨인데

J씨의 경우 상관을 쓰고 있고 B씨는 식신을 쓴다.

두 사람이 뭔가를 표현을 할 때 차이점은

B씨의 표현은 뭔가 거칠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인륜적인 측면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을 말하는데 반해

J씨는 B씨가 말한바 '최고의 카피라이터'라는 말대로 순발력있고 세련된 표현을 할줄은 알지만 인륜에 어긋날법한 표현도 앞뒤가리지 않고 나와서 비판을 받는다. 

이런게 의도된 거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천성이겠지.

B씨가 푸근한 식복을 의미하는 식신을 씀에도 어딘지 치우친 모습을 보이는 건

식신을 깨는 도식.. 편인이 식신 옆에 붙어있어서지,

실제의 B씨는 식신이 보여주는 관용과 상식을 깔고 있는 사람이리라 생각하고 있다.

 

식상이란 건 분명히 어떤 표현능력을 말하는 것이다.

무라카미하루키는 칠살에 상관을 쓰는데 이때 그의 글을 잡아주는 상관의 역할은 제멋대로가 아니라 훨씬 납득이 가는 견고함이며 이는 상관이 힘을 쓰는 대상이 자기가 제압해야 할 칠살이기 때문일것이다.

김연아의 경우는 인수격에 상관을 쓰는데, 비슷하게 인수격에 식신을 쓰는 아사다마오와 비교해서

상관의 표현력은 훨씬 전문성이 있고 세련된 것이라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다.

 

난 사주에 상관이 없고 식상이 묶여 있어서

저렇게 식상을 쓰는 언론쪽이나 글쓰는 사람들, 예술...

이런 사람들의 작업(?)과정이 어떤 심리과정에서 이루어지는지는 잘 모르겠다.

물론 똑같이 식상을 쓴다고 해도 칠살을 누르는 역할인지, 인수로부터의 조력을 기반으로 기량을 빼는건지

아니면 치우치게 수용한 만큼 치우치게밖에 표현못하는 건지, 사회의 규범을 제멋대로 깨는 건지

어떤 식으로 사용되는지는 정말 모르겠어 그 사람이 아니니깐

 

오늘..

어제밤에 이슬을 본다음에 아침까지 묽은 혈흔이 나와서

혹시나 ROM왔을까봐 아침부터 병원을 다녀왔는데

결국 ROM도 아니고 진통이 오려면 많이 남은 거 같다는 소견을 듣고

집에 돌아와 누워있는 동안 낮부터 가진통인지 진통인지가 지속되고 있다. 

시간 간격이 낮에는 30~40분이었는데

지금은 10~20분 가진통일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진통이란 건 이렇게 점점 짧은 시간 간격으로 몰아쳐서

결국 태아를 밀어내는 거니깐

주로 표현을 뜻하는 식상의 작용이란 것도

어떤 'push'같은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기다리고 있다

좀 무서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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