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 보는 중

2013. 11. 16. 17:18 from ETOCETORA

작년 여름 응칠을 재밌게 보긴 했지만

마지막 2,3회 무렵 보면서부터 결국 두번은 안볼 드라마가 돼 버렸는데

그 이유는 소위말하는 '달달'한 장면을 굳이 넣어서 초반부터 이어져오던 분위기의 일관성이 깨진거랑

그게 마치 드라마랑만 연애하면서 달달한 장면을 학수고대하는 시청자들한테 아부하는거 같았고

그런 후반의 오글함을 보고나니 초,중반의 애틋한 느낌도 아무렇지 않은게 돼버려서

도무지 두번다시 볼마음이 안드는 것이다.

 

드라마의 완성도를 생각한다면 첨부터 드라마 다 찍고 방송을 해야된다,

결말때문에 인상깊은 일드가 있는데 그게 아네고..라는 드라마.

연상연하 드라마였고 그럭저럭 내용재밌고 결국 또 결혼을 하는건가 하면서 봤는데

이드라마가 세상에,,주인공을 결혼을 안 시키고 열린결말을 내버렸다.

이 드라마를 보는 주 시청자는 결혼을 하고 싶어하는 많은 누나들일텐데

제작진은 그런거 아랑곳하지 않고 결혼을 안시켜줬다고..

한국의 일반 드라마였으면 결혼도 결혼이지만

뭔가 연애가 돼 갈듯한 무드가 조성되면

세상에 오로지 그 커플 두사람밖에 없는 듯

별 쓸데없는 스킨쉽 장면까지 다 넣어가면서

드라마를 통해 간접적으로라도 연애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충족시켜줬을텐데

이 드라마는 그런 서비스도 안해주는 거였다.

그런 제작진의 꿋꿋한 뚝심으로 드라마적으로 완성도가 높아졌고

보는내내 이야기도 재밌었다.

 

1994가 히트치고 있는 것에 대해

시청자들의 기호를 파악하고 반영하는데 뛰어난 예능출신 작가의 드라마라서

기존의 일방통행 드라마와는 차원이 다르다. 그래서 뜬다.. 라고 평가하기도 하는데

난 모르겠다.

1994가 시청자들에게 아부해서 지금 9회까지 높은 시청률을 유지하는 건 전혀 아닌거 같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센스는 확실히 예능출신 작가들의 센스겠지만

그래도 이야기의 인기 자체는 어디까지나 소재(과거에 대한 향수와 공감대)의 힘이 아닐까.

 

그래서 지금 걱정이 되는 건,

나정이의 남편이 누가 될것인가 하는 것이다.

 

내가 보기엔 딱 첫회볼때부터 쓰레기는 남편이 아니었다.

쓰레기가 남편이 되면 이거 완전히 근친상간이다.

실제로는 혈연이 아니지만, 심리적으론 혈연이나 마찬가진데

시청자들을 흔드는 쓰레기의 면면도 만약 쓰레기가 친오빠 내지 친오빠랑 다름없는 상태가 아니라면

거의 세팅되기 어려운 상황과 행동들 아닌가.

쓰레기는...

친오빠 판타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기호를 만족시켜주면서도 

그래도 근친상간은 아니니까..라고 안심할 수 있는 그런 캐릭터지만

이건 어디를 보나 근친상간이다 난 인정할 수 없다고.

 

 

그렇다면 저런 근친상간을 용납할 수 없는 나의 판타지는 뭐냐면

그건 제복이 잘 어울리는 사람 (우왕 칠봉이 야구 유니폼 입은 모습 너무 멋짐 ㅠㅠ)

제복이라고 해서 아무 제복은 아니고

(쓰레기가 입는 의사가운 같은건 결코 제복이 아니고, 빙그레동생이 원하는 요리사 옷도 제복이랄 수 없음!)

군복이나 경찰복 야구복(농구 유니폼도 결코 제복이 아님)처럼 모자도 써야 되고 뭔가 절도가 있어야 함.

 

나정이 남편이 틀림없을 칠봉이가 야구선수로 나오면서 야구모자가 잘 어울리는게 정말로 다행이다.

 

예전에 WBC때 이치로의 삼십년 발언을 듣고 분개를 하면서도 이치로를 막 미워할 수 없었던건

나이가 들어가고 있음에도 야구 유니폼이 어울리는 체격을 유지를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치로도 야구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만큼은 멋있게 보였다.

당시 일본게시판에 보면 한국의 이대호나 김태균이 타석에 나올 때

'저 뚱땡이들이 나올때면 뭔가 불안해'라면서

두 사람의 실력을 두려워하면서도

타자가 체격이 너무 비대한데 대해 뚱땡이라고 비하하는 글들이 보이곤 했는데 

나 역시 한국인으로서 우리나라 선수들을 응원을 하면서도

왜 프로선수가 되면 야구유니폼이 아기 우주복처럼 우스꽝스럽게 보이게 체격이 비대해지는지

그게 참 마음에 안 들었던 것이다.

 

사람을 볼 때 외모만 보고 좋아라하면 안되겠지만

그래도 만약 칠봉이가 야구모자가 정말 안어울리는 사람이었다면

아무리 우뇌탑재된 서울남자의 다정한 모습을 선보인다 해도 전혀 안좋았을거 같다.

 

 

그래서 나정이가 정신적으로 성숙한 선택을 한다면 당연히 근친상간을 극복하고 칠봉이랑 잘돼야 되는데

걱정되는건 제작진이 혹시나 시청자들의 반응을 보고 쓰레기를 남편으로 하면서

나정이를 근친상간적인 정신상태에 주저앉히고

드라마 완성도를 떨어뜨리는 일이 생길까 하는 것이다.

 

제발 칠봉이랑 맺어지게 해주세요

그게 아니라면 애초에 칠봉이한테 야구모자를 씌우지를 말았어야지 ㅋ

 

 

 

'ETOCETORA' 카테고리의 다른 글

recycle  (0) 2014.02.03
해피뉴이어  (0) 2014.01.02
만인의 연인  (0) 2013.11.08
  (0) 2013.07.26
frank breech  (0) 2013.07.08
Posted by Nav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