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뉴이어

2014. 1. 2. 07:11 from ETOCETORA

 

해피뉴이어에 칠봉이의 카운트다운 뽀뽀씬이나 뙇 떠오르는 걸 보면

2013년 후반 내내 드라마 하나 의지해서 살았던게 맞나보다

 

마지막회 임박해서 작년같은 영혼없는 낚시질이 계속되겠거니 했는데

웬걸, 현대씬이 총체적으로 낚시였던걸로 판명됐다

전세집주인라니 헐,, 

(물론 이 사실로 모든 낚시질을 해명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비록 내가 원한 결말은 아니었어도 이만하면 괜찮은 드라마라고 생각은 하면서도

그래도 다시는 응사를 보고싶지 않은데 그건

7의 가슴앓이가 결국 지독한 삽질에 불과하다는 걸 다 알고 있는 채로

마음 아파서 그걸 어떻게 다시보나 싶어서..

 

 

요즘 같으면 누구나 나정이 어장관리하는 거라고

나정이가 던져주는 떡밥에 '사랑이라는 이유로' 파닥대선 안된다고

네이트 판같은 곳의 연애술사들이 7을 어망에서 끌어내줬을 것이다.

그러니 6년이나 시달린 저런 바보같은 모습도 90년대스타일이라 해야되나

하지만 언어가 의식을 지배한다고

어장관리라는 개념이 머리에 들어찬 2013년의 7이라면

밀땅이라는 이상한 개념과 초식남이라는 이상한 개념도 같이 탑재하고 있었을테니

카운트다운 뽀뽀씬 전의 솔직한 고백같은 것도 있을 수 없었을 거야.

아무튼 바보 77

 

 

 

드라마를 보고 얻은 건 그럭저럭 어른스런 교훈들.

일만시간 애를 쓰면 뭐하나라도 이룬다는 건 그걸로 성공한 사람한테나 의미있는 말이며

인생 어차피 한방, 될사람만 되는 거니깐 쓸데없이 힘빼지 말자

되지 않을 거 같은일엔 목매지 말자

착하게 굴어봤자 이용만 당하는 호구행

그리고 고생했다고 꼭 보답받는거는 아니니깐 노력의 댓가가 적다고 남탓은 하지 말자 등등.

이렇게 7이 했던 수많은 뻘짓에 대한 반대입장을 보여주는 드라마의 결말은

제작진이 이 작품을 콕 찝어 선물하고 싶었을 , 인생반고개 넘긴 1994 세대들에게 주는

메세지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받아들이면 될거 같다.

사실 틀린 말도 아니니깐

하지만

'시작하는 세대들'쪽이라면 이런 메세지수용은 좀 지양하는 게 좋을듯.

 

그리고 드라마를 보고 좀 놀란게

한국인의 성의식이 의외로 보수적이라는 걸 여론(?)으로 알게된 점이다.

손목만 잡아도 결혼을 해야 한다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4와 졍이가 저렇게 뽀뽀를 많이 했는데 결혼 안한다니 말도 안된다'

'첫사랑이 끝사랑이어야지'

이런생각을 가진 분들이 많은거 같아서

보수적인 사람인 내 입장에서는 대한민국 아직 말세아니구나 라고 안심했다고.

 

 

 

 

응답하라 시리즈가 더 나올수 있을까.. 더 나왔으면 좋을까..

그럴수 없을 거 같다.

배낭여행 1세대로 대표되는, 대한민국이 대략 '중산층' 국가로는 불릴수 있게 된 90년대

살만해진 대한민국에서는 대중문화가 금새 나돌았고

무슨 전체주의 국가도 아닌데 드라마 시청률이 50%나 나온걸봐도 알수 있듯이

사람들은 같은걸 거의 같이 누렸을 것이다.

공감대가 있었던 건데

90년대 이후엔 그런게 점점 없지 않나, 월드컵때 말고는뭐

 

영화 '냉정열정사이'에서 준세가 일하는 공방의 선생님이 한 말

이나라(이탈리아, 유럽)는  낡았다고, 오래됐다고

더이상 새로운게 있을 수 없어서 현재 사람들이 옛날것에 얹혀 살아간다는 그런 종류의 말이었는데

 

그렇게 조금씩 조용하고 세련되고 재미가 없어져가는 거 같다 우리나라 역시.

 

 

 

연말이라고 뭘 했나 떠올려보면 기억나는건 밀레니엄전의 보신각 타종 보러 종로나갔던 거 밖에 없는데

해넘이다 해돋이다 우 몰려나가는걸 보고 왜 사서 고생하나 비웃어댔지만

이제부터라도 최대한 고생하러 나가서 나의 시간에 마침표 따옴표 쉼표 마디를 새기겠음,

우리 은총이 데리고,

 

그리고 드라마나 예능 프로도 좀 열심히 봐야겠다

연말이라고 시상식 프로가 제일 인긴데, 1년간 보고 즐긴게 있어야 시상식하는거 같이보는 재미도 있지.

 

 

 

 

 

 

이장면은 정말 잘 그린거 같다

이렇게나 슬픈일이었다는 걸 당시보다 드라마를 보면서야 더 실감을 했으니깐.

사람들이 나와 관계지어진 서로들을 사랑하는 건 결국 이런 모습일거야

새해에는 그런 따뜻한 마음들이 내주변만이 아니라 더더더 넓어졌으면. 

 

'ETOCETORA' 카테고리의 다른 글

케미돋네  (0) 2014.03.09
recycle  (0) 2014.02.03
1994 보는 중  (0) 2013.11.16
만인의 연인  (0) 2013.11.08
  (0) 2013.07.26
Posted by Nav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