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네이버실검에 거의 하루동안이나 일본사람 이름이 하나 걸려있었는데

또 어디 왜놈이 극우망언이나 했나 싶어 욕이나 한바가지 해주려고 클릭해봤더니

얼마전에 본 정말 좋았던 영화, 애니메이션 음악을 만든 사람이라는 걸 알고

좋아했을 사람들이 많을것이다 나처럼 ㅋ

물론 생각난김에 영화에 나온 노래들도 다시한번 찾아 들어봤을 것이고

 

너의 이름은 마지막 장면에 이어지던 엔딩곡은 정말 영화관을 뜰 수 없게 잡아 끌었다.

누가 시킨것도 아닌데 다른 영화와는 정말 비교가 안될 정도로 사람들이 나가지를 않고 그냥 음악을 듣고 앉아 있었는데

감독이 영화를 잘 만들기도 했지만 그 여운이 길게 길게 이어진 건 역시 음악덕분일것이다.

그리고 음악이 좋아서 다시 찾아듣다보면

영화를 보던 중에는 전혀 자기주장을 내세운 적 없는 것 같던 다른 삽입곡들

그러니깐 노다요지로가 가사가 들어간 곡이 4개나 돼서 걱정이라고 했던

다른 노래들도 그제서야 자기들이 얼마나 괜찮은 곡인지 티를 내기 시작하는 것도 신기했다.

 

몇개월전에 어디 게시판에서

Jpop망했다면서 만화영화 OST가 음원차트 1위를 하는 동네라고 비웃는 글을 본적이 있는데

아마도 그 만화영화가 너의 이름은 이었을 것이다.

하이틴스러워서 글 내용에 더해 더 경박해보이던 영화포스트를 보며 한심스럽다고 생각했지만

영화의 감동과 함께 요즘계속 노래들 듣고 있긴 하다.

정말 그간 일본노래 거의 15년은 안들었을텐데.

 

 

하지만 대부분 좋다고 느끼는 래드윔프스 노래에 비해

좀 호불호가 갈릴수도 있는 (초속 5cm에 나온) one more time one more chance가 더 좋은건

역시 난 아재스런 노래가 취향인것일까.

그보다 일본사람들, 노골적으로 심금을 울리는 노래에 대해 부끄러움이 전혀 없는 거 같아 ㅠ

아무튼 감독의 전작을 찾아보다가 본 영화에서 영화자체보다는 음악이 좋아서

어쩔줄을 모르겠다.

 

 

 

 

초속 5cm은 '너무나 거대한 인생과 아득한 시간이 감당할 수 없게 놓여 있어서' 다시는 만나지 못하게 된 연인들에 대한 이야기다.

 

 

 

 

전에 소아과에서 만난 윗년차는 나와 동갑이며 당시엔 미혼인 여자선생님이었는데

대개 나이많은 미혼녀들이 결혼에 대한 의지를 표현하지 않는 것에 비해

'반드시 결혼하겠다'고 마치 다이어트 결심을 대외적으로 천명하듯, 본인의 결혼의지를 여기저기 퍼뜨리고 다녔다.

그게 첨엔 이상해보였는데

나중에 본인에게 들어보니, 사람이 특정나이에 기대되는 어떤 사회적 통과의례를 거치지 않으면

자꾸 이상한 생각들에 빠지는 것 같다고..

그건 본인이 경험한 방황에 대한 얘기일 것이고,

아무튼 2016년에 그 선생님은 결혼을 했다.

 

대학원 때 동아리 여름합숙비용을 위해 졸업선배들 보조 요청하러 갔을 때 본 어떤 선배의사는

이제는 자기 병원 유지하는 일만 하면 된다며 일견 여러모로 안정적인 상태였을 텐데

몇주뒤 주말에 갑자기 전화를 해서는 만나달라고 꼬드기며 질척댔다.

유부남 새끼가 사는게 심심해서 불륜이라는 모험을 해보고 싶었겠지.

 

통과의례를 거친다고 이상한 생각들에 대한 유혹이 끝나는 건 아니며

별일없이 사는 대다수 사람들에겐 죽을 때까지 여기저기 빠져들고 싶은 샛길들이 끝도 없이 이어질 것이다.

 

 

요즘 오비지와이에 있으면서....

한국에 10년이나 머무르며 본국의 남편자식에게 송금도 하지만

한편으론 병수발 들어주는 남친도 있는 불체자 아줌마를 본 적도 있고,

조산 위험으로 입원한 만삭 임산부가 성병이 있는 것으로 나왔는데

옆을 지키는 남편과 본인의 치료를 위해  사실을 알려줘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부부 둘중 어느쪽이 범인이든 이건 정말 너무하다 싶은 상황 아닌가.

그리고 남편은 없지만 남자친구 때문에라도 바자이나 성형을 몇번이나 하는 60대 여자분, 할머니가 아니다, 여자분이다.

 

여기 전공의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 대해 컨벌젼을 하는 내가 너무 나이브한거라고 하지만

사실은 아득하게 이어지는 인생을 이런 일탈을 통해서라도 견뎌내고 감당해내는 사람들이 대견하다고도 생각했다.

일탈이라니,, 일탈이란 표현도 바보같다.

 

 

 

 

 

 

초속5cm에서 보여주는 도시의 이곳저곳은 오작교도 놓을 수 없을만큼 거대하고 아득한 공간들이지만

그래도 신카이마코토 감독은 그것을 '도시'의 무정함이라고 표현한 건 아닐것이다.

너의이름에서, 내세엔 도쿄의 꽃미남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며 자고 일어난 애에게 보여준 도쿄의 아침풍경이 찬란해서,

분명 도시의 아름다움을 가슴깊이 인정하는 것일거라 생각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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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석

2016. 11. 6. 23:44 from ETOCETORA

 

 

 

처음 본 건 내마음의 풍금 공연이었다.

 

한창 뮤지컬이나 연극보러다니던 무렵에 공연하는 모습 처음 봤는데

그마저도 원래는 오만석씨가 하는 걸 보고 싶었는데 괜찮은 자리표도 못구하고

그래도 2008년에 처음 하는 뮤지컬이라 보고 싶기는 해서 그냥 보러 갔을 뿐이었다.

보고 나오면서도 '노래도 못하는 거 같고...' '뺀질하게 생겨서는..' '찐따같은 헤어스타일...' 등등 전혀 별로였으며

끝나고 나와서는 뮤지컬 넘버들을 오만석 버전으로만 들었다.

그래서 공연을 봤으면서도 그때 어떻게 노래하고 연기했는지 하나도 기억도 안난다는게

미안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지만

원래 지난일을 생각하면 항상 그렇게 아쉬운 부분이 있는 거니까.

관심이 없어서 기억이 안나는 것일 뿐 어쩌면 이야기쇼 같은데서도 한번쯤은 봤을지도 모르겠다..

 

킹투하츠 드라마 보면서도 

소양인이라 그런지 제복핏 완전 멋있긴 하지만

마치 상황극 같은 대화를 하며 자신있게 날고기던 납득이 모습에 비해 좀 대사처리가 이상한 부분도 있고 해서

무대연기랑 방송연기는 역시 다른건가 보다 하고 좀 미덥지 않게 보긴 했었다.

(그런 부분은 사실 질투의 화신에서도 가끔씩 있긴 했는데 연기가 뭔지도 모르는 일반인이 왈가왈부 할 건 아닌거같다)

 

꽃청춘 아이슬란드편도 봤었다.

이것 역시 출연자가 중요했던게 아니라 아이슬란드 풍경 보고 싶어서 시청한거였는데

아무튼 연기가 아니라  예능에서 자기 얘기하는 건 거기서 처음봤었다.

우리 나이에 해외여행도 거의 안다녔다는 게 그동안 커리어를 위해 노력하고 바빴나보다 하는 생각도 들었고

영어 서툴지만 자꾸 진지하게 시도하는 모습도 소탈해 보여서 좋았고

그리고 소탈한 행동대로 노메이크업 모습이 꺼벙함 그 자체인것도 좋았다.

이렇게 호감도 올리려고 다들 굳이 예능 출연하는 거겠지만

그래도 설마 그게 연기일거라고는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럴리가

 

이런 소박한 인간성(?)에도 불구하고 무대에 서거나 연기를 하는 사람으로서는 재능이 넘치는 게 반전인것 같다.

인터뷰를 보면 본인은 연기할 때마다 힘들게 한다.. 라는 식으로 얘기하긴 하던데

그건 분명 사실이겠지만 그래도 재능을 타고난 사람이겠지.

재능을 갖고 있고 그리고 자기 인생에 책임감을 가지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니 

존경심이 든다. 좋기도 하지만 존경심이 든다고.

 

이번에 드라마 짍....

게시판에 사람들 글 중에 기억나는게

작가가 정말 연기자 믿고 할거 못할거 다시켜보고 있는 거 같다고

저렇게 말도 안되는 것까지 맡길 수 있는, 믿고 맡길 수 있는 배우가 자기 대본을 본다는 게

작가로서는 얼마나 믿음직하겠냐고

그런 내용의 글들이 참 공감이 됐다.

 

가끔 드라마 하던 중에 주인공이 오열 한번 해주면 다음날 드라마 게시판에

'연기 지리고요,, 엄지척'뭐 이런 식으로 찬양하는 글들이 올라오는데

내가 아무리 그 드라마 물고 빨고 하던 시청자라해도 그런 걸 보면 오글거린다

연기자가 연기 잘하는 건 너무 당연한거 아닌가

눈물한번 제대로 흘려주고 소리한번 제대로 질러줬다고 그런반응 보이는 거 보면

연기 잘하는 거 참 쉽네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그에비해 이번에 짍....는 정말 뭐라고 해야 할지..

 

연기를 너무 잘한다고 막 그런 말을 요즘 너무나들 많이 하지만

배우에게 연기를 잘한다고 말하는 건

마치 의사에게 진찰을 잘하네요 약을 잘쓰네요 수술을 잘하네요 라고 말하는 것처럼 좀 이상하긴해서

다른 더 괜찮은 찬양..? 이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전에 어디 옛날 인터뷰에서 보니 본인은 '괜찮은 배우다'라는 말을 들으면 그걸로 될거 같다라는 말을 했던데

그렇다면 '당신은 아시다시피 정말 괜찮은 배우입니다'라고 말하면 되는 걸까?

정말 그런걸..

 

이제 곧 시상식 시즌인데

어디선가 분명 연기상이라도 하나 받긴 하겠지만

그걸론 약하다.

그거 가지곤 부족하다.

시상식 상이라는게 시청률이나 인지도나 인기나 배우의 경력이라든가 아니면 소속사라든가

여러 연기외적인것과 관련해서 수여되는 거긴 하겠지만

 

그래도 전에 2008 연기대상..

시청률도 나이나 경력같은것도 약하지만 정말 받을 만했던 바람의 화원 문근영에게 대상을 줬던  sbs니까

그래서 좀 기대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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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의 화시니

2016. 10. 31. 23:30 from ETOCETORA

 

 

 

요즘 우리 질투의 화신 정말 잘보고 있다.

 

전쟁같은 10월을 보냈지만 그 와중에 잘한 건 수영을 꼬박꼬박 나간 것과 이비에스 라디오를 꼬박 꼬박 들은 것,

그리고 질투의 화신을 꼬박 꼬박 챙겨본 일일 것이다.

올해 10월 혹은 재작년 10월, 혹은 작년 8월처럼 힘든일이 닥치는 때가 있고

그런 힘든시기에는 대개 그 상황에 휘둘려서 그때의 시간들은 마치 내것이 아닌양 닳아없어져버리게 마련이지만

힘든 와중에도 시계추 움직이듯 꼬박꼬박 나만의 일을 놓지 않는게 중요한 것 같다.

앞으로도 극적인 사건들에 내 소중한 일상이 함부로 휘둘리진 않게할것이다

이번달은 말그대로 폭풍이 지나간듯한 10월이었고, 그 10월이 끝나는 오늘 문득 

재미난 드라마라든가, 오늘도 다녀온 수영이라든가, 이제 다음달로 넘어가는 방송교재 같은 것들이

'정말 감사하다' 는 생각이 들었다.

24부작이나 되는 드라마라 봐도봐도 남은 회차가 많길래 정말 마음놓고 보는게 무슨

귤 한박스 사놓고 내내 까먹는 기분으로 아껴두고 보고 있었는데 2주뒤에 끝나면 이제 어떡하나....

 

 

암튼..

어찌어찌 나름  세사람간에 긴장이 잘 유지되던 이 양다리 로맨스는

지난 주쯤 여주인공이 한 남자 쪽에 더 마음을 주게되는 방향으로 넘어갔다.

그리고 그 마음을 더 주게되는, 그러니깐 자기 마음을 알게 되는 계기가 '질투'라는 감정을 통해서인걸로 나왔는데

제목에서부터 이미 뼈대있는 감정인 '질투'니깐 이걸로 메인 커플이 자기들 감정 확인했다고 한 걸로 뭐라할 건 아니다.

게다가 나야  워낙에 작감이 토끼몰이 하는대로 첨엔 고정원 밀다가 지금은 화시니 밀고 있으니깐

그래 원래 이렇게 될줄은 알았는데.

 

그냥, 질투로 자기 마음 확인했다는 표나리한테 고정원이 하던 말

자기가 불안하게 안해서 안 좋아하는 거냐는 등, 편안한 기분도 사랑인거라고 하는 등..

그부분에서 고정원 진상이라고, 버스 떠났는데 찌질하게 달라붙어서 뭐하는짓이냐 손가락질하는대신

오히려 좀 흔들려 버렸다. 난 질투보다 이쪽이 더 진짜라고 생각하는 건가.

 

 

옛날에 코렐리의 만돌린이라는 영화를 그 무렵에 보고 한동안 영화 분위기에 빠져있었던 적이 있다.

바다 끼고 사는 남유럽의 정취라든가, 점령지 군인들이라든가, 거기서 이탈리아군대의 놀자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한동안은 이탈리아 남자에 대한 로망을 과도하게 가지기도 했었다,

그 여세를 몰아 노망난 시*노나*미 할망구의 이탈리아 역사.로.맨.스.팩.션.들을 다 읽기도 하고 뭐..암튼...

거기 영화에 보면 아버지가 딸에게 하는 말중에

진정한 사랑이라는 건 어떤 열정적인 사랑의 순간이 지나간 후에 타고남은 재에 있는 거라고 그런 말이 있었다.

지금 정확히 다시 찾아보니

그러나 진정한 사랑은 모든 열정이 타고 없어졌을 때 그때 남은 감정이란다

라고 영화에 나온 모양이다.

 

그무렵 동아리 사람들이랑 여친/남친에 대해 두근거리는 감정을 가지고 있네마네하는 걸로 이야기 하던 자리에선

그런 두근거림도 없는 사이라면 그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 사이냐고 막 떠들어댔으면서도

뒤로는 고리타분하게 할머니같은 사랑의 정의나 곱씹어 보고 있었으니

나도 참 표리부동이 천성인가보다 하는 생각도 들지만

생각해보면 당시 남자친구에게 느끼는 익숙함이 이제는 우리가 아무것도 아닌거라는 증거같아서

그래서 나는 불안했던게 아니었나 싶다.

내 마음은 지금 과연 뛰고 있는 건가하고 계속 스스로를 의심하고

혹은 익숙함도 사랑이라는 말은 실은 이제 새로운 사랑을 찾을 여지가 없는 사람들 혹은, 연애놀음이 인생에서 더이상 중요하지 않은 사람들의 허울좋은 변명일 수도 있을 것이다라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고

그러고 있었으니 그후 헤어지게 된거겠지만 뭐.

 

사실 너무나 당연하게도 코렐리의 만돌린에 나온 말이야말로 사랑에 대한 잠언이다.

그에비해 그냥 사랑에 빠지는 것이 사랑인 줄 안 로미오와 줄리엣의 불같은 치정은 청소년들에게 '결코 저래서는 안된다'고 알려줄만한 모범예 아닌가 (그래도 문근영의 줄리엣은 꼭 봐야한다.)

 

 

다시 질투의 화시니로 돌아와서

난 아직도 심장이 숯불에 구워지는 듯한 두근거림만 좋은건지

표나리와 화시니가 서로 좋다고 하는 지경에 오니깐 벌써 마음이 불편해지면서 재미가 없어지려고 하는데

그래서 그간 여자 사귀면 3개월을 못갔다는 화신이를 변화시킨 여자는 표나리가 처음이야 같은 그런 환타지 보다는

표나리가 화신이랑 예상했던 3개월만에 자연히 헤어지는 수순을 밟고

(여자 하나 때문에 30년간 만들어져온 캐릭터가 변한다는 거 한심하잖아)

당연히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어야 하는 고정원 한테 가서 재같이 뜨뜨미지근한 사랑을 50년동안 한다는 이야기가 돼도 좋겠다.

 

 

 

이딴건 물론 농담이고..

화신이랑 표나리랑 애낳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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