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학부 때  책이름 얘기를 하다가 원전 중에서 마음에 드는 이름을 가진 책이 뭐냐는 질문에 

정확히 뭘 말했는지는 기억안나지만 누구나 시험보기 위해 외워야 하는 원전들 중 하나,

그러니깐 정말 그저그런 책이름을 들먹였던거 같은데

당시 우리 동아리 회장오빠는 '의학심오'라는 책이름이 참 마음에 든다고 했었다.

저자가 서명을 정하기 위해 했을 심사숙고를, 

회장오빠는 그 책이름을 볼 때마다 매번 마음에 떠올려 왔으니 저 책을 바로 고를 수 있었겠지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아무나 책이름을 아무렇게나 말한 내모습이 천박하고 취향도 없고 아주 뭐..

하긴 애초 책이름에 대한 안목따위가 없었으니깐 당연한 거긴 했다

 

그때 아무나 책이름밖에 못댄 다른 사람들은 어찌 생각했나 몰라도

나한테는 이런게 결국 품격의 문제 같아서 그냥 이렇게 15년이 지나도록 그 장면을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그후 제대로 뭐 그 '품격'이란걸 위해 내가 따로 하고 있는 건 없는 주제에

(회장오빠는 사실 고전 읽는 동아리도 하고 있어서 이미 기본소양이 충분한 사람이긴 했다)

마음속에 오로지 분심만 채워져선 그 후 남이 지어놓은 여러 이름들에 얼마만큼의 품격이 있나

은연중에 따지며 내멋대로의 점수를 매기며 살고 있는 중인거다.

 

 

 

이블로그 만든지 얼마나됐나 살펴보니 5년은 됐던데 아직까지 이름이 없다.

그때 당장 숨넘어가게 글쓰기 바빠서 이름을 안지은 건 아니고

정말로 이름을 뭘로 할까 못정해서 다음에 생각나면 정해야지 하고 안 정했고

로그인 할 때마다 이름이 없는게 바로 눈에 보이니깐 항상 '이름 지어야' 생각은 하고 있는데 계속 이모양이다.

결국 이 블로그는 이름 없는 채로 끝나게 될지도 모르겠다.

 

요즘 유행하는 대나무숲이라 하는것도 괜찮고

내 인구학적 요소를 고려해서 닉네임 은총맘으로 변경하고 이름은 은총이네집이라 하든가 

하다못해 잡기장 아니면 내 이름이라도 써놔도 될건데

아무렇게나 못정하는건

결국 허영심 때문이겠지, 대체 뭘 위한 허영인지 모르겠지만

하지만 또 누가 비아냥댄다면 나는 이름이 바로서야 뜻도 거기에 따라가고 어쩌고저쩌고 하는

그런류의 말을 변명이랍시고 주절거릴 자신도 있다.

 

 

 

더더옛날인 중고등학생 무렵인가 영어지문중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

10대 여자애들은 가상의 관객을 두고 행동을 한다고

누군가가 자신을 보고 있으므로 연극적이거나 과장되거나 하는 행동을 하는 거라고

뭐 아무튼 '가상의 관객'이란 말이 핵심인건데

sns 에서도 다들 가상의 관객들에 대한 서비스 열심히들 하곤 하니깐

꼭 10대여자애들한테 국한되는 건 아니었던 거다.

글쓴이가 sns없던 시절에 글을 쓰는 바람에 뭘 모르고 쓴거지만

아무튼 가상의 관객이란 말이 핵심인건 맞다.

 

대학원 동기였던 여자애들이 이제 모두 30대가 되어서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에 글(씩이나 올리는 애들은 보통 없다 길어야 한문장) 올리는 걸 보면

30대에 접어들면서 느끼는 불안정함 같은걸 조금씩 보이고 있는데

그런걸 보면 학교때 친하진 않았지만 인간적으로 말을 걸어보고 싶기도 한다.

물론 가상의 관객으로 원하는 사람이 내가 아닐거니깐 그냥 생각만 하고 절대 말 안검.

암튼 자신의 의지나 목표를 sns 제목으로 걸어두고 있는 걸 보면

좀.. 왜 그러나 모르겠다. 대체 왜 저러지 저런말은 자기 마음에나 품는 말 아닌가?

그대, 왜 그러나 모르겠다고 나처럼 슬슬 비꼬는 사람 나타나면 뜻이 바로 서야 행동도 따라가고 어쩌고저쩌고 하는

그런류의 말로 쫓아버리는 것,,,,

도 구질구질하니깐 그냥 무시해버리길.

 

 

 

 

검.정치.마가 드디어 3집을 곧 내기는 할 모양이다.

벌써 몇년전에 숫자3이 매직넘버라고 강박증 걸린 사람처럼 이상한 소리를 계속 하더니

결국 30곡이나 되는 노래를 3집에 넣은 듯 하다.

숫자3은 뭘까 맞춰봐요 숫자쏭 우리은총이가 굉장히 좋아하는 노랜데

숫자 삼은 우리아기 예쁜 귀다.

귀3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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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av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