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습 시작한지 겨우 석달짼데

파견나간 병원이 벌써 다섯..

 

외부병원으로 실습나가는 게 참 좋다

그저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진료환경을 접하고 받아들이고

그런 신선함과 자극이 좋다기보다는

 

실습나가는 병원의 위치를 확인하고

그곳까지 갈 경로를 확인하고

그 주변에 뭐 둘러볼 만한곳은 없는지

그리고 부산시내 길거리를 구경할 수 있게 가능하면 버스노선으로 집까지 연결될 만한 건 없는지

그렇게 확인하고나서 실제로 병원 가다보니 자연스레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부산에 대해 알게되는게 즐겁다.

 

ㅋㅋ시티투어버스 한번 타야 ㅋㅋㅋ

 

부산쪽으로 내려온지 2년이 넘었지만

부산시내 길이라곤 변변히 아는곳도 별로 없고

그럴수 밖에 없는게 캠퍼스가 양산이라서긴 하지만

학부때의 나 같았으면

다음날 수업이 있든, 과제가 있든, 시험이 있든

그냥 다 제끼고 컨디션 조절도 안하고

여기저기 구경다니고 놀러다녔을텐데

이젠 '제법 철이 든건지'

내 체력도 배려할 줄 알고

내 성적도 배려할 줄 알고

ㅋㅋ

그래서 지난 2년간 부산에 대해 별로 관심도 없고 아는것도 없던차에

 

3학년 실습 때 자연스레 부산에 대해 알게 되는 과정.

무엇보다 '무언가를 하러 가면서 덩달아 구경하고 노는 기분이 드는 것'

이게 정말 좋다.

 

가끔 문제도 생기는데

어제 서면까지 갈 때

평소처럼 2호선을 타고 가서 한번만 갈아탈 수도 있었을텐데

그냥 3호선갈아타고 다시 1호선 갈아타는 길을 선택...

시간도 빠듯한 마당에 이제 거의 다 도착했다고 안심할 찰나

뜬금없이 '동래역'이 나왔다 헐...

 

양산에서 서면가는데 있어 결코 동래역이 나와서 될 일이 아닌데...

지하철에서 내려 살펴보니깐 연산에서 1호선 방향을 잘못 탔던 거였다.

아 씐나~

 

오늘 남구 대연동에서 양산으로 돌아오는데

2호선 바로타고 양산까지 가면 1시간 이면 가겠지만

그냥 퇴근길 지하철,, 갑갑하기도 하고 사람도 많을 거고 해서

본원까지 가서 셔틀을 탈 요량으로 시내버스를 탔다.

대연동에서 본원까지 가는 버스에 대해 오티받은 게 있어서...

근데 이 버스가 남구에서 서면지나고 사상지나더니 급기야

낙동강이 도로 옆으로 도도히 흐르는 사하구 하단까지 가네

그제서야 오티내용 다시 확인했는데,

내가 버스를 잘못 탄거 ㅋㅋ

완전 씐나~

부산을 반바퀴 돌았네ㅋㅋ

양산까지 오는데 세시간 걸렸네ㅋㅋ

 

요약하면

외부병원 파견나가서 정말 좋은 것 중에 하나가

저렇게 부산 길바닥을 헤매고 다니게 되는 거라는 얘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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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avi. :

산책로

2012. 4. 18. 00:32 from yS 2010▷2013

주말에 희동이 데리고 양산천까지 나갔다.

 

집 가까운 곳에 공원이 있고

그 공원에서 하천 넘어 바로 건너편에 전철역이 있었다

여기까진 원래 알고 있는 거였는데

공원쪽에서 역쪽으로 건너가는 보행자 전용 다리가 있는 걸 이번에 처음 본거였다

이동네에서 산지 2년이 넘어가는데,,

 

게다가 그 공원쪽에서 산책로로 접근하는게 편리해서

희동이 유모차를 끌고 그대로 쭉 걸어다녀봤다.

좋아 ♥

 

 

하천보도를 따라 내려가며 산책로를 걷다보니 (이미 알고 있던대로)

전철역 인근의 체육시설이 나왔는데

이곳은 작년봄에 2,3개월 테.니스 강습 받느라고 새벽마다 지나다닌 곳이다.

 

 

 

아무튼 앞으로 달리기를 좀 해봐야겠다

집근처 공원에서 산책로 지나서 역 체육시설까지,,

항아양이 알려준대로 아랫배로 깊이 천천히 숨을 쉬면서 멀리 보면서 달리기 해야지 ^^

좋아좋아

 

 

이렇게  점점 익숙해져가고 있다

'낯선 곳에 가서 그곳에 익숙해지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 어쩌구라는 말대로

이 지역에 새롭게 익숙해져 가는 과정이 즐겁다

그래서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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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avi. :

오늘 첫 영성체

2012. 4. 8. 21:54 from yS 2010▷2013

기억에도 없는 유아세례때문에 세례는 못 받고 세례명도 못 바꾸고

그래도 해야 하는 꽤 긴시간의 교리공부를 거쳐서

오늘 드디어 첫 영성체를 했다.

'믿습니까?'라는 질문에 '믿습니다!'라고 자신있게 말하기엔 뭔가 걸리는 게 많긴 하지만

그래도 괜찮다.

신부님이 들으시면 혼을 내실지도 모르지만

성당에서 미사를 보고 이런저런 걸 하는시간이

내 영적인 면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는 건 분명하니깐 감사하고 있고

그런면에선 그냥 '믿어요'라고 말해도 괜찮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

 

특히나 오늘은 부활절 미사였고....

그래, 그리스도교는 죄의 용서와 육신의 부활이라는 게 종교 정체성일텐데

그걸 믿냐고 하면, 난  믿는쪽을 선택할거라고.

덧없이 모였다 흩어지는 물질의 순환속에서 돌멩이처럼 굴러다니던,, 

사람들이 어느 순간 신을 발견했고

그렇게 영원을 믿을 수 있게 되면서 인간은 구원받은 거라고 그렇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예수님이 3흘만에 죽은이들 가운데서 부활하셨다는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그냥 그 부활이라는 말 자체로 충분하다고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2주전에 예비신자 일일피정으로 오륜대 순교박물관을 다녀왔는데

그때 조선후기에 처음 천주교를 받아들인 조선의 선비들 얘기를 듣다보니

처음엔 이 종교를 학문으로 받아들이면서

'이것이야말로 최고의 진리'라고 생각하게 됐다던 그분들의 마음이 정말 궁금하다

인성과 세상에 대한 학문인 성리학이라든가, 또 실학이라든가

그런걸로 분명히 인간에 대해 어릴때부터 배우고 탐구해왔을 그 사람들이

어떤 배경에서 대체 어떤부분에서 천주교를 받아들이게된건지

진심으로 궁금해 그 머릿속과 마음을 읽고 이해하고 싶어졌었다.

 

 

아무튼 사마귀가 자기 동족 잡아먹듯

죄책감없이 사람이 사람을 죽이고 잡아먹어도 되는 세상은 인간의 세상이 아니고

여러가지 잘못에 대해 뉘우치고 또 神이 있고 불멸의 영혼이 있는 세상은 인륜이 있는 인간의 세상이다.

 

햄릿에서 햄릿 아버지의 영혼이

'죄를 회개하지 못한 상태에서 잠결에 살해당하는 바람에 지옥에서 고통을 당하는 운운' 하는 부분

예사롭지 않은 이야기다.

불교에서 윤회를 설명할 때 '결국 지금 현재의 모습이 내세로 이어진다'는 그런 얘기랑 유사하게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다 죽느냐가 중요하다는 말이 되는 건데

 

그렇다면 만약 아무 죄책감이 없이 인간이 해선 안된다고 하는 죄를 지을 수 있는

(예를들면) 싸이코패스들은

그 평정심으로 햄릿아버지의 영혼이 겪는 고통도 겪지 않을 것이고

윤회의 속박에 시달리지도 않을 것인가

 

글쎄 그래서 부활에 대한 믿음만으론 안되고 죄에 대해서 생각해야 하는 건가보다.

 

이 물질속에 갇혀있는 몸과 그리고 이 물질의 세상이 전부이며 끝이라고 생각하는 게 그게

그게 지옥인건가,,

 

정신지체가 있는 사람들의 영혼은 ?

흔히 인격적으로 뛰어난 사람들에 대해 '고귀한 영혼'운운 하는 표현은 정말 웃기다고 생각한다.

영혼의 가치란 게 고작 그딴 것일리가 없다고도 생각한다.

 

아무튼 인간의 정신도 물질 하나에 이리저리 조절되는 걸 보고 배우는 이 시점에..

영생과 영혼에 대해 믿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삶을 참 의미있게 해주고 있다.

미사보면서 이것저것 딴 궁리만 하고 있어도

결국 이런 걸 의미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이게 내가 가진 최소한의 종교성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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