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2014. 4. 25. 03:06 from aS 2014

 

 

 

 

 

해운대라는 네임밸류탓인지 완전 공공장소같은 기분이드는 부산 바다와는 달리, 시골마을같은 동네 앞으로도 해운대보다 더 넓고 높은 바다가 펼쳐지는 동해안 바닷가는 아무래도 더 호젓한거같다 물론아직 휴가시즌이 아니기는 하지만

이런조용한바다를 앞에두고 뜬금없지만 공자왈 면벽수도해봤자 나오는건 아무것도 없더라는둥 하며 좌선수도하는걸 비웃어댄게 떠오르면서 공자어록 논어도 학+습 밖에 못한 사람의 시시한 말장난이 아닐까 의구심이 들기도한다 보이는거 하나없이 깜깜한 바다를 거닐다보면 읽을건 내마음밖에 없는데 그건 분명 파도소리라는 백색소음의 조력으로 이뤄지는 독심..일거다

정동진을 처음가본건 21살때, 좋아서 쫓아다니던 학교동기가, 붙어다니고 싶어서 듣기도싫은수업도 억지로 따라 들으며 쫓아다닌 남자애가 며칠째 학교를 안나오길래 처음엔 몸이 아프냐는 둥 짐짓 떠보는 문자도 남기고 나중엔 대체 어딜갔냐고 대놓고 집요하게 연락하다가 겨우 답하나 얻은 힌트가 동해안이어서 그래서 당장 밤기차를 타고 달려갔던 곳이다 가는도중에 벌써 서울 도착했다는걸 알게돼서 뭔가 허탈했지만 그래도 끝까지 가서 혼자 해돋이를 보고 왔었다

나처럼 괜찮은 여자가 이렇게 대놓고 쫓아다니는데도 모른척하고 동해바다로 훌쩍 떠나버리는 등의고딩같은 방황컨셉이나 시전하며 밀땅을 하더니 결국 자기가 고백하고 둘이 사귀게 됐었다 살다보니 뼈저리게 느끼는거지만 여자가 먼저 좋아한다는둥 그런말 해가지고 잘된경우를 본적이 없는거같다 네이트판같은데서 언ㄴㅣ들이 조언하는대로 좋아한다고 말을 하면 언제든지 넘어가주겠다 는 식으로 행동을 하는것까지만이 최선인거같다 지금까지 누구한테 먼저 좋다고해서 제대로 된경우는 한번도 없으며 한편으론 그건 어쩌면 진심으론 이성적으로 좋아하지 않는 아무나이기때문에 쉽게 좋아한다는 둥의 말을 할수 있었던게 아닐까도싶다 반대로 상대가 정말 누군가라면 본능적으로 알고 행동하는게 다르지않았을까 라는둥

강릉에 처음 온건 글쎄 이유는 잘기억안나지만 남자친구랑 유치하게 싸우고 나서 그래도 날좋아하는지 확인해보고싶어서 그래서 강릉으로 달아났었다 와서 혼자 경포대도 가고 아무데나 싸돌아다녔지만 전혀 즐겁지가 않았는데 그래도 아직 날 좋아한다는죄로 강릉까지나 추노하러 와준 남자친구를 보고 그제서야 기분이 좋아져서 애초에 전혀 관심도없던 경포대따위 뒤로하고 행복한 기분으로 서울로 돌아갔었다

강릉이라고 파견와서 놀러다닐 여유가 내과때는 전혀없었는데 시간이 다르게 가는 er turn이 되고나니 갑자기 이 도시에 대한 관심이 솟아나서 오프시간에 짬짬이 나다니다 들어오곤 했다

파업덕에 반나절 나가놀았을때 경포대 너머 바닷가에있는 커피가게 떼라로싸도 가봤고



미드데이턴일때는 아침에 여유가있어서 안목까지 가서 커피가게에서 백수처럼 노닥거리다 오기도했다



병원앞을 지나는 버스를 타고 아무나 바닷가에서 내렸더니 주문진 아무개해변이었고, 음.. 시골마을의 해운대보다 넓은 바다가 바로 주문진이다 ,..



완전 추울때와서 반팔입고싶어질때 뜨자니 굉장히 오래산것같지만 실상 겨우 두달..
근데도 내일 서울가서 근무할걸 생각하니 마치 고향떠나 타지에 일하러 나가는 기분이 들다니 이게 대체 무슨어이없는 홈스위트홈 디스오리엔테이션인지 원


두달간의 마이 스위트홈

어쨌든 오늘 마지막밤 강릉 시내 유명 찻집에 가서 커피마시며 된장녀 놀이 하고왔다


버터왕자만큼 느끼한 치즈케잌이 유명한 삿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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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av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