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가...

2016. 2. 12. 02:49 from ETOCETORA

배우들이 자신의 연기에 대해 '진심을 담아' 운운할 때마다...

'진심'을 표현하겠다는 말 자체는 언뜻 그럴듯해 보이지만

결국 '진짜'처럼 보이도록 하겠다는 뜻에 본인 의지를 좀 장식해서 말한 것에 지나지 않아서

그래서 '진심'이라는 수식어가 정말 상투적인 말이 돼버리긴 했구나 생각했다.

 

그에비해 전에 강동원이 어디 인터뷰에서 연기를 할 때는 그 배역에 대해 '상상'을 한다 했고

얼마전에 류준열 어디 인터뷰에서는 연기를 할 때 주변에 그 배역같은 사람을 '관찰'을 한다 했다.

 

상관격 강동원이 상상으로 표현에 집중한다는 사실과 인수격 류준열이 관찰로 수용에 집중한다는 사실에

무릎을 쳤다고.

와... 하필이면 딱 사주 생긴 모양대로 행동을 해서 사람 마음 설레게 하나 라고.

 

 

 

사주에 대해 얘기를 하는 건 참 조심스러운데

그래서 남앞에서는 사주를 봐주겠다느니 당신 사주가 어떻다느니 그런말은 왠만해선 안한다.

어차피 그러려고 배운것도 아니고 이건 결국 개인 믿음의 문제고

난 그냥 내 필요에 맞춰 쓸만한 걸 쓰겠다는 쪽이라서.

 

 

비슷하게 혈액형 얘기가 있는데

혈액형성격론에 대해서 바넘 효과인가 하는

'보편적 심리특성을 자신만의 특성으로 여기는 심리경향' 같은 그런 현상의 결과일 뿐이라고

그렇게만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만들어진 재료_항원&항체_가 다르니 성격에 차이가 있는 것도 당연한거죠'라고 말씀하시던

학부 때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님이라든가

'혈액형에 따라 성격에 차이가 좀 있기는 한거 같은 걸 보니 혈액형 결정 유전자와 성격관련유전자가 비슷한 위치에 있는 것이 아닐까 '라고 말씀하시던 고등학교 때 생물선생님 같은 분들도 있는 것이다.

 

결국 자기가 어떤 신념을 선택하느냐의 문제인것이다.

 

혈액형 성격론이 바넘 효과로 인한 자기암시일수도 있지만

우성론에서 시작됐다는 태생적인 약점을 가진 이 성격론이

실은 정말로 사람의 성격이나 기질적인 면과 연관이 있을 수도 있는 것 아닌가.

바넘효과라는 말에 의해 '물리쳐'져 버린 것 외 혈액형과 성격의 연관성을 100프로 부정할 만한 근거는 없는 걸로 알고 있다.

바넘효과라는 심리론을 근거로 혈액형 성격론을 무시하는 사람들은

말하자면 어떤 '가능성'을 어떤 심리학 이론의 훈수에 맞춰 그냥 '버린'거라고도 할 수있다.

발견은 가능성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들만 얻을 수 있는 결과인데 그걸 그냥 버린셈이다.

 

사주같은 운명론에 대해서도 비슷하게 얘기할 수 있는데

믿기 싫은 사람들은 믿지 말라지,

그래도 나라의 지도층들이 수백년 넘게 비밀스레 이용하고 조심스레 이론을 닦아온 이 운명방정식을

'근거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던져버리는 것 같은 우를 나는 결코 범하지 않을 것이다.

조선의 식자층들도 평소에는 성리학같은 이성적 논리적인 학문을 하지만

정계에 나가야 되거나 하는 등의 일신의 변동에 있어서는 명리학,

즉 사주나 주역같은 占의 의견을 빌렸다고 하는데

그런 정도로 활용하는 것 까지가 딱 적당한 것 같다.

전에 책에서 본대로 말하자면

결정에 있어서는 사리판단의 사판과 이판, 이성적 판단과 직관적인 판단의 조화가 필요하며,,,,

대부분의 일상생활에서는 예측 가능한 것들에 대한 계산적, 이성적인 판단이 위주이지만

그것만으로 확신할 수 없는 어떤 중요한 결정, 과연 나설 때인지 물러설 때인지와 같은 것에 대해서는

내 머리만이 아닌 직관적인 어떤 것에도 절반쯤은 몸을 기대볼만하다고 생각한다고.

인간은 불완전 하니깐, 논리와 이성만을 100프로 신뢰하진 못하겠고

그래서 사주를 본다.

 

 

 

한국에서 사주와 같은 운명학의 위상이 어느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난 뜻밖에 병원에서 명리학의 위세를 느끼고 조금 놀랐다.

그러니깐 분만을 앞두고,, 나만해도 당연히 예정일 주변의 일주를 통해 태어날 아기의 사주를 예상해 보기도 했고

실제 진통이 온 날짜에는 또 시간을 봐가면서 머릿속에선 계속 아기의 사주를 그리고 있었다.

진통끝에 눈앞이 노래질 때가 돼서야 아기를 낳는 다는 말도 있지만

그런건 잘 모르겠고 그냥 분만 직전까지도 머릿속에서는 다음 시간대로 넘어가고 있다는 걸 의식하고 있었다고.

나만 그런건 당연히 아니고 제왕절개처럼 출생일과 시간을 정할 수 있는 경우의 산모들을 수술실로 이동시킬 때도

지금 들어가면 몇시까지는 아기를 낳을 수 있는 거죠?

오전중에는 낳을 수 있는 거죠?

와 같이 출생시간에 대해 산모들이 굉장히 민감해 했다.

그녀들은 진통이 오고 수술과 같은 대부분 난생 처음 겪는 큰일을 앞두고도 태어날 아기의 사주를 신경쓰고 있는 것이다.

분명히 어디 철학원에 가서 받아온 날짜대로 수술일을 정했을 것이고

그 날중에도 몇시 몇시 사이에 낳으라는 얘기를 듣고 수술시간도 정했겠지

물론 병원에서 산모가 원하는 그 시간에 딱 맞춰지기는 힘들다.

그래서 보통 병원에서도 '시간은 힘들지는 날짜는 원하시는 대로 해줄테니 분만일 받아오세요'와 같이 말한다.

 

뭐 엄청 대단한 사주를 가진 애를 낳겠다고 그렇게들 하나 싶기도 하겠지만

그게 또 부모 입장이 되면, 평소에 자기 믿음체계에 속하지 않던 어떤 부분들도 갑자기 중요해지기도 하나보다.

역사속의 사육신 성三問은 할아버지가 태중 아기의 수명이 짧을걸 예상하고

기어코 그 짧은 수명을 벗어나게 하려고 애를 늦게 더 늦게 태어나게 하려했지만 결국 애가 밀려나왔다는 야사도 있는 것처럼,,

 

 

 

은총이는 식상국을 이루고 홍염살에 도화살까지 있는 사주를 타고 났는데

조선시대라면 딴따라,,, 혹은 기생팔자 라고 불리게 될만한 그런 살들을 깔고 있어서 생각할수록 걱정이된다.

애가 공부도 안하고 어려서부터 막 빗나가고 그러면 어떡하나 뭐 이런 엄마스런 걱정인데

나와는 애초에 사주 모양자체도 너무 다르고

평소에 이미 이런식의 사주를 가진 사람들과는 서로 이해못하겠지라고 지레 짐작하며 한편으론 편견이 있기도 해서

그래서 더 어찌할바를 몰라했던 것이다.

당장 하라는 거 싫다고 벌써 자기 주장 내세우고 있는데 이걸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의 결정도 쉬운일은 아니다

책에서는 자기들 말이 옳다고 이것저것 방법을 제시하는데

결국 자기아이에게 맞는 방법을 선택하는게 중요하고

그 과정에서는 또 역시 사주라는 도구가 어느정도는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

도움이 된다 안된다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난 이용하겠어.

 

 

 

내가 다른 많은 사람들의 생일을 보고 그걸로 사주를 헤아려 볼 때마다

그사람들이 어떻게들 행동하고 생각하고 그리고 이런 시기에는 나빴고 좋았고를 보면서

은총이가 어떻겠구나 어떻게 애를 끌어나가야 겠구나 하고 얼마나 계속 생각하는지 모르겠지 졍아

혹시 사주모양 다른대로 나랑 너무 다른 사람이 될까봐 그것도 정말 마음이 쓰이고

그래도 내가 미리 알고 있으니깐 더 이해하고 답답하지 않은 엄마가 돼야지 하는 생각은 계속 하고 있어.

인수가 멀리 있어서 계속 엄마가 그리울 사주구나 싶어서 마음이 짠하기도 하지만

조후로는 크게 도움이 되니깐 그래도 애한테는 멀게나마 꽤 도움이 되는 엄마가 되겠지 하는 기대도 하고.

진짜 그렇게 되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도 하고  ...

마음은 그래도 이리 애틋했다며  미리 떡밥 뿌려두는 것 좀 보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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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av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