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돌투척사건에 대해

2015. 10. 19. 01:07 from ETOCETORA

애들은 몰라서 사고 당하는 일도 많은데 그 중 최근 가장 끔찍햇던 게

집에 전기 콘센트,, 돼지코에 쇠젓가락 집어넣고 화상입고 왔던 애..

직접 보진 않았지만 전날 이알환자 흝어보다가 사진 보고, 향후 계획 듣고 정말 많이 안됐다고 생각했다.

일단 전기화상 자체로  전기가 흘렀을것으로 예측되는 기관(심장 포함)들의 

조직이  한동안 녹아나갈 것이고 그로인한 증상이 얼마나 심할지를 치료하며 관찰해야 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가시적으로 젓가락을 잡은 양손에 삼도 화상을 입어서 오히려 통증이 느껴지지 않는 상태인데

그래서 그걸, 두손을 다 잘라내게 생겼다. 이미 혈액순환안되는 조직이라 썩어들어갈거니깐.

세살 된 여자애다.

당시 보호자가 할머니할아버지도 아니고 젊은 부모가 애보다가 사고가 났다

 

전기화상에 대해 그냥 hydration 을 충분히 해야 된다거나, 심장 합병증 잘 살펴야된다 와같은

개론적인 내용만 대략 배워 알던 상태에서 그냥 뭐 화상이려니 생각하고만 있었는데

앰푸테이션이라니 정말 충격이었다. 엄마아빠의 부주의로

그 어린애가 손이 평생 없는채로 살게 된거다.

 

 

그러면서 윗년차 선생님한테 비슷하게 끔찍한 얘길 들었는데

2,3살 쯤 된 오빠인 아동이, 엄마가 10분쯤 샤워하는 사이에 보행기에 앉아 있던 1살 미만의 자기 동생,,

엄마의 관심을 다 가져가는 미운 동생을 밀어 쓰러뜨리고 쓰러진 동생을 몸으로 꾹 눌러버린 것이다.

이알 도착해서 확인했을 때 덩치큰 오빠아래에 5분간 깔려있던 아기동생은 이미 죽은상태였다고 한다.

동생을 질투하는 모든 누나오빠들이 동생을 죽이진 않겠지만

근데도 이 오빠인 아동이 잘못을 했다고는 할 수 없지.

이건 모두 어른들 잘못이다.

아무리 걔를 볼때마다 걔가 죽인 다른 자식이 생각나도 이건 엄마가 지고가야 할 일이다. 

 

 

 

 

나도 어린이들한테 죄를 묻지 않는 것에 그럴만 하다고 생각은 하지만

그래도 이번에  용인아파트 초등학생 벽돌투척사건..

이런 사건이 발생하고 보통시민 대부분이 느끼기에 뭔가 정의롭지 않은 해결이 돼버렸다는 의식이 팽배해지면

결국 다른,, 어려서 처벌하는게 정말 부당한 어린이들로 인한 사건에 대한 인식도 너무 나빠질거다.

 

미성년자를 처벌하는데 대한 나이 상한선이 내려가야 한다는 문제만 해도

벌써 일본에서도 이런것에 대한 문제가 사회적으로 많이 공론화 된 건지

영화도 여러편 나온듯

마츠다카코의 고백.. 자기아이를 살해한 소년들에 대한 처벌을 스스로 하는 선생님인 엄마.

그러니까 결국 처벌을 받지않는 미성년자 범죄자들에 대해서 사회가 납득하지 못하니깐

다른 방식으로라도 처벌을 하는 거라고.

 

 

전에 화순 서라아파트 살인사건의 공범 중 하나인 여자가 텔레비전에 나왔는데

청소년시절의 범죄로 교도소에 갇혀 있고 곧 출소한다면서

'연애도 하고 싶고'

'자기 때문에 충격받은 동생에 대한 걱정'도 하고

그러는 모습이 역시나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샀다.

앞으로의 인생을 죽은 듯이 살라는 건 아니겠지만 뭘 모를 때(그 정도 나이면 뭘 모를 때라고도 할 수 없긴하다)

저질렀던 일에 대해서 교도소 몇년 살고 나오면 이제 자기 죄도 다 청산된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생때같은 아이와 엄마를 그렇게 잔인하게 죽여놓은 것들이.

 

 

그렇게 일단 처벌의 시기가 지나고 나면 사실 가해 당사자에게는 별일이 아닌게 돼 버리기도 하는 거 같다.

오히려 벌을 받았으니까 난 뭐 응분의 댓가를 이미 치뤘어 라고 생각하는 걸수도 있을 거다.

 

성인이긴 하지만 내 대학교 동기의 경우..

운전하다가 어린애를 치어죽였는데 부모와 잘 합의해서 형사입건 안되고 잘,, 해결이 됐다.

그걸,, 그 과정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개별적으로 스터디모임을 통해 친분이 있던 교수님을 통해 그 사건과 사건이 해결된 내용을 우연히 들었는데

말씀해주신 교수님은 그 동기에 대해 분명히 '살인자'로 단죄하고 싶어하는 뉘앙스가 역력했지만

어쨌든 잘 무마됐다고 굉장히 잘못된 일인것처럼 말씀하셔서

당시엔 '자기 제자에 대해 이렇게까지 해도 되나? 좋게 해결됐으면 다행이지' 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몇년뒤  4학년 때 실습조를 짜면서, 그 동기랑 같은 조가 됐고

그 외 다른 조원들 중 한명이 낙제가 될지 안될지에 대한 얘기가 나왔는데

그때 그 동기가 '걔가 잘 못하는 녀석이니깐 낙제해서 우리 조에 안 들어오면 우리한테는 이득'

이라고 요약되는 말을 하면서 은근히 다른 동기가 낙제되기를 바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그래서 그때,

'자기도 누군가의 선처를 호소해야 하는 상황까지 가서 어찌어찌 상황을 모면했으면서

자기 동기가 행여 자신의 선처로 낙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하더라도 앞뒤 따져보니 얘를 낙제시키는게 나한테 더 이득이니깐  낙제시켜야 한다고 선동을 하는구나 난 니가 어린애를 차로 치여 죽였다는 걸 알고 있다고'

그런 생각이 들어서 순간 너무나 역겨웠다.

자기는 무려 살인자면서도 이제 그 일은 이미 조용히 덮여진 일이고 앞으로는 남 밟아가며 잘 살 궁리만 하면 된다는 거 아닌가.

 

 

 

 

그래서 이번에 초등학생 벽돌투척사건..

걔가 무슨 대단한 사이코패스일 가능성 같은 건 별로 생각안하고 싶다.

나도 어려서 겉으론 얌전한 애였지만 아파트 위에서 물총도 쏴봤고 개미도 몇마리씩 처형시키기도 했어.

그렇다고 집안 교육을 못 받은 거라고도 생각안한다. 우리엄마아빠도 할거 안할거 다 얘기해주면서 날 키우셨다.

그리고 부모한테도 처음엔 말못하고 끙끙대다가 며칠있다가 겨우 얘기했을수도 있고

 

하지만 그 중력낙하실험.. 어른들한테는 그럴듯한 그 표현이..

그게 정말 문제였던거 같다.

부모가 자기 애가 사건을 일으킨 걸 알았을 때

어떻게 하면 우리애가 우리 가족이 피해를 덜 받을 것인가 따위를 먼저 생각했다는 증거니까.

엄마아빠는 아이의 고백을 들었으면 당장 애 손 끌고 자수하고 그리고 사과를 했어야 돼

이것저것 계산하면서 중력낙하실험같은 개소리나 만들어내지 말고.

 

 

그리고 그 초등학생과 부모욕을 하는 사람들

우리애가 잘못했을 때, 그걸 알았을 때 걔 잘못을 세상에 얘기하고 잘못의 댓가를 치룰 각오가 돼 있는지

스스로에게 먼저 물어봐야 하는게 아닐까 싶다.

댓글로 초등학생과 부모에 대해 성토하는 것도 이해가 되지만..

아들의 범죄를 묻어버리고 망각이라는 은신처에 몸을 숨긴 그 더러운 엄마, 마더의 엄마를 보라고.

내가 내 자식, 가족이 연루된 사건에 대해 그러지 않으리라고 자신할 수 있는지도 이기회에 한번쯤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나도

우리 은총이가 잘못을 하게 될 경우,

지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그랬을 경우에 대해 생각해봤고

가족끼리라고 쉬쉬덮어주고 그럴수는 없다고 생각해고

그렇다고 우리 아기만을 저 혼자 무슨 벌을 받게 내버려 둘수도 없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죄를 고백하고 같이 벌을 받는 역할이라면 같이 욕을 듣는 일이라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그렇게 해서 뭐.. 내 인생과 애 인생이 꼬인다 하더라도

그런건 행불행은, 어차피 인간이 선택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 않은가.

그래도 아이를 파렴치하게 만드는데 동조하거나 그걸 방관할수는 없으니깐.

차마 그러고 살 자신은 없으니깐

그래서.... 그렇다.

 

 

 

총기난사 사건 같은 걸로 많은 사람을 아무렇게나 죽이는 사람은

자기만 인생의 주인공이고 남들 역시 각자 인생의 주인공이란 사실을 생각못하는 것들이라는

그런 얘기를 본 적이 있다.

 

지금 대한민국에 촉법소년 연령을 낮추자 말자 이슈를 일으키는 그 초등학생과 부모는

지금 이 소란의 중심에 숨어서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며 이 장면이 얼른 넘어가기를 기다리고 있겠지만

당신들이 어떻게 이 상황을 모면할까 숨을 죽이고 있을 때

또다른 인생의 주인공 한명은

돌아가신 엄마가 얼마전 담근 김치를 먹어버리면 더이상 엄마김치를 못 먹게되니깐

엄마의 김치를 차마 못먹는다는 얘기를 하면서 엄마를 애도하고 있다.

 

그런데도 어떻게 네 불행만 탓하고 숨어있을 수 있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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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av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