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한달전이지만

여수엑스포 Kpop특설무대 공연에 온 이승기의 무대를 본 후 이승기 노래를 들으면서 한 생각들

 

 

여수 공연을 보기 전까지 이승기 노래는 베스트 앨범에 나온 것만 주로 들어본 상태여서

1집 곡과 그 이후 곡들 사이에서 위화감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즉 1집 곡인 삭제와 내여자라니까에 대해서

'다른 곡들과는 다르게 부르네'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고 그냥 이승기 노래로만 듣고 지났는데

 

무대에서 '내여자라니까'를 부르는 걸 보니까

이승기가 앨범버전이랑은 완전 다른 느낌으로 노래를 부른다는 걸 깨달은 거다

결론적으로 내여자라니까는 1집 때의 풋풋한 느낌이 훨씬 더 좋았다.

억지로 허스키하게 노래하며 강한척 하는 미숙한 느낌이 노래분위기와도 어울렸다

어찌보면 노래 좀 한다 싶은 일반인이 부른 느낌이기도 한데,

그래도 내여자라니까는 그렇게 부르는게 맞다고 생각했다

 

근데 그렇다고 더이상 1집때의 내여자라니까를 들을 수 없는게 아쉽지는 않다.

 

노래실력이라든가 노래를 부르는 기교적인 면에 대해서 아는 건 하나도 없지만 듣기로

이승기는 1집 끝난 후 2집 준비하면서 보컬 트레이닝도 받고 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의 이승기는 굉장히 완성된 보컬일것이다.

1집 때의 방식으로 계속 노래하면 성대가 상할수도 있고

또 지금의 성숙된 실력으로는 더이상 1집 느낌으로 아예 부르지 못할수도 있겠지만

설사 부를수 있다고 해도 무대에서는 그런식으로 노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냥...

이승기는 더이상 10대 청소년이 아니니깐

억지로 강한척 할 필요도 없고, 억지로 허스키하게 목소리를 긁어댈 필요도 없고,

그런거 굳이 안해도 요즘 말마따나 충분히 '상남자' 느낌 나오지 않음?

물론 상남자가 부르는 내여자라니까는 '기를 쓰고 난 남자다'라기보다는

'이미 포용력있는 내가 널 감싸주겠다'는 조곤조곤하고 안정적인 느낌이지만

(보컬만 바뀌었을 뿐인데 어쩌면 이렇게도 다른 분위기가 돼 버리는지 정말로 모르겠다) 

풋내기 이승기가 콱! 안아주지않고 상남자 이승기가 그냥 꽉 안아만줘도 괜찮음

ㅎㅎ

 

아무튼 그후 1집만 들어보니 확실히 이승기 보컬이 완전 변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삭제'처럼 지금의 성숙한 보컬로 부르는게 더 좋은 경우도 있지만

내여자라니까 라든가 나방의 꿈은 역시 1집때의 느낌으로 부르는 게 제맛인거 같다.

아니 솔직히 나방의 꿈은 지금의 완성된 보컬로 다시 불러줬으면 싶기도 하다.

하지만 그게 또 꺼림칙한데 그건

나방의 꿈의 노래분위기도 내여자라니까처럼 뭔가 '풋내기'느낌이 있어서

그런 풋내기song을 이미 잘나가는 이승기가 완성된 보컬로 근사하게 부른다 한들

나방의 꿈이라는 노래에 대해 그다지 공감이 안될 거 같기 때문이다.

즉, 나방의 꿈의 경우..

보컬은 굳이 풋내기일 필요가 없지만 이승기가 이미 풋내기가 아닌게 문제랄까

(나방의 꿈도 싸이가 만든곡이라는데 싸이 이사람 대체 이런 노래도 만들고,, 나방이었던 적이 있나 ㅎㅎ)

 

예전에 김장훈씨가 자신의 노래실력에 대한 갑론을박을 앞에두고 이런 말을 한적이 있댄다

나에게 노래실력이 부족하다고 비판하는 당신들..

내 노래를 듣고 감동을 한적이 있는가

한번이라도 감동을 한적이 있다면 그것으로 내 노래는 충분하다..

이런 종류의 말..

 

지금 이승기의 보컬이 변했니 어쩌니 노래A는 이런보컬로 부르고 B는 저런 보컬로 부르고

내멋대로 이런 같잖은 주접을 떨고 있지만

사실은 노래라는 게 완전한 요소의 합으로만 완성되는건 아닐거고

여러 상황과 노래가사와 분위기 가수의 느낌 나이 여러 불완전한 요소들이 어우러져서 완성되는 것일거다

기무라타쿠야가 일본에서 굉장한 스타가 되기 직전에 했던 롱베케이션이라는 작품이 있다.

(아직은) 그다지 잘나가지 않는 주인공들의 상황과 연결해 볼 때

롱베케이션 제목은 자기 미래를 전혀 확신할 수 없는 풋내기 시절을 견디는 걸 비유하는 말이기도 한데

재밌는 건 현실에서의 기무라타쿠야도 드라마 촬영 당시에는 드라마 주인공 세나처럼

자신의 목소리를 당당하게 낼 만큼 100프로 온전한 스타는 아니었다는 점이다.

그 이후 엄청 잘나가긴 했지만

그러니깐 살짝 풋내기 시절의 기무라타쿠야가 풋내기 시절을 견디는 역할을 하면서 뜬건 자연스럽지만

일본인이 가장 사랑하는 슈퍼 히어로 기무라타쿠야가 풋내기처럼 빌빌대는 역할을 하면

좀 우습고 공감이 안되기도 할 것이다.

이승기의 8년전 노래를 지금 라이브로 듣고난후 말하고 싶은 내 감정도 결국 이런 harmony의 문제다.

 

 

이승기 정규앨범은 아직 1집밖에 안 들어봤는데

1집 노래들은 정말 다 좋다.

2004년도 기준으로 굉장히 대중적으로 편하게 들을 수 있는 노래같다.

여행가는 길은 보컬이라든가 그런거 신경쓸것도 없이 그냥 지금 막 들어도 전혀 위화감이 들지 않고

 

이승기가 가수로서 별로라는 얘기에 대해서...

이승기 노래라고 하면 그다지 떠오르는 게 없다는 의견들에 대해서

이승기 노래는 이것저것 다 비슷한 거 같다는 악플에 대해서

나도 공감을 좀 하긴 하는데

하지만 노래가 별로인건 절대 아닌 거 같고

이젠 더이상 '완전 발라드'의 시대가 아닌게 저 모든 문제의 근본적인 이유가 아닐까 싶다.

옛날보다 가수들이 훨씬 더 많고 더 많은 음악을 쉽게 접할 수 있고

말하자면 '가요계 순환주기'같은게 굉장히 빨라져서

어떤 종류의 노래든 임팩트가 분명하지 않으면 안돼서

옛날보다는 사람들이 오래듣도록 하는게 쉽지가 않으니깐

 

작년에 5집 내면서 한 무슨 인터뷰에서 본 거 같은데

이제는 발라드만이 아니라

좀 이상한 소리도 활용하고 그런 노래를 하겠다며

실제로 5집 노래는 보컬위주라기보다는 세련된 사운드도 많이 들리는 듯하다.

(투나잇 정말 좋다.

 이거 좀 제대로 홍보했으면 남자들이 노래방에서 많이 부를법한 노래가 될 수도 있었을 거 같은데)

 

가수로서 힘든 시대일수도 있겠지만

발라드든, 정말 유행가스런 노래든

자기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꾸준히 노래를 한다는 게 가장 중요할 것이다.

또 기무라타쿠야 비유지만, 예를들어 스맙의 노래..

옛날옛날에 일본최고 인기인들의 노래라며 스맙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이거 대체 무슨 딴따라 유행가..'이런 느낌으로 대실망을 했었는데

스맙노래도 지금 대충 떠올려보자면 괜찮은 건 '요조라노 무코오'정도 밖에 없다.

그에 비하면 이승기는 얼마나 다양하게 보컬로서의 활동도 지속하고 있는가 ..

그러니깐 가수로서 이승기는 별볼일없다는 이상한 비판에 연연하지 말고...

계속 좋은 노래 불러주세요

 

 

궁금한게 있는데

보컬이승기가 정말 하고 싶은 노래는 어떤 종류의 노래일까

대충 짐작으로는 고등학교 때 밴드보컬도 했고

그당시에 노래 들어봤다던 사람들 얘기로는 좀 내지르고 하는 그런 분위기 노래였다는 것이

역시나 락발라드...

 

취향이 반영된 거기도 하겠지만 내가보기엔,,

이승기 너무 발라드스런 발라드 말고

락발라드,, 그런 종류의 노래가 잘 맞는 거 같다

음악에 대해 전혀 모르지만

내여자라니까도 대충 그런 리듬이고, 나방의 꿈도 그렇고, 여행가는 길도 그렇고...

다들 발라드스런 발라드는 아니니깐

 

아! 여행을 떠나요 이승기 버전으로 첨 들었을 때는 정말 섹시해서 완전 놀랐음

이 유쾌하고 밝은 노래가 오로지 시원하게 내지르는 보컬 때문에 굉장히 섹시하게 들렸음

'헐 이승기가 섹시하다니!!' 이런 기분이랄까 우왕 ㅋㅋ

 

 

 

 

2007년 첫 콘서트때 연이어 부른 내여자라니까와 나방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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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av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