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엑스포 다녀옴

2012. 7. 5. 11:37 from ETOCETORA

지난주에 실기시험 끝나자마자 여수엑스포 다녀왔다

실기시험 두번째 조 시험은 3시 15분에 이미 끝났는데도

세번째 조가 시험장에 들어갈 때까지 마주치면 안된다고 3시 44분까지 학교에 붙들려 있었다.

3시 15분이면 사상에서 4시 40분에 출발하는 여수행 버스를 타기에 넉넉한 시간이라 맘놓고 있었는데

3시 44분....

학교에서 풀려나자마자 집으로 달려가서 옷갈아입고 남양산에서 전철을 타고선

전철로 대략 35분걸리는 서부터미널 역까지 분단위로 도착시간 확인하면서 우여곡절끝에

 

그럭저럭 버스를 타긴탔으니 된거지 뭐^^

 

 

 

 

 

여수엑스포 볼거없다는 악플같은 소문을 꽤 들었던지라

정말 행사장도 코딱지만하게 작을줄 알았는데

정문에서 Kpop엑스포 특설무대까지 (지도에 나와 있는 대로) 한참 걸어가야했다.

 

 

다음날 10시개관이라 아침부터 가서 편하게 구경해야지 생각했는데

아.. 개관시간에 입장했는데도, 게다가 주중인데도 사람들이 꽤 많았다.

대부분 단체로 온 사람들 같고 어르신들팀이나 어린이들팀 위주...

그래서 제일 처음 들어간 한국관만 거의 바로 입장했고

이후에 주최국전시관들이나 기업관같은 참여전시관들은 대략40분씩은 기다린듯...

 

  

 

 

 

 

 

한국관이나 주제관을 다닐 때 '에게 이게 다야, 이게 다야?'이런 반응들이 참 피곤했다.

농담아니고 진짜로 한 4,50대 아저씨들이 애들도 아니고 이게다야? 이게다야? 이러고 있으니;;;

멀리 놀러와서 감각적으로 꽉 채워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이해못하는 건 아니지만

즉각적인 결핍을 호소하고 울고 그러는 건 대개 아기들이 하는 짓이잖아..

 

표현하려는 내용보다는 어떤 기술을 보여주나 그런것만 기대하는 사람들,, 어른들이 많았던 듯..

오히려 어린이들은 기술보다는 콘텐츠에 집중하는 것처럼 보여서

93년 대전엑스포 때의 어린이들이 '기술'에 감동하며 즐거웠던 것과는 달라보였다.

21세기 어린이들은 기술이 이미 이미 익숙한 생활이 된, 세련된 세대랄까~

 

아..대전 엑스포때는 주제가 과학이라서 기술적인 면이 좀 더 돋보이긴 했겠지만 ㅎ

 

 

 

 

 

 

 

 

 

로봇관이라든가 아쿠아리움이라든가 사람들이 몰렸다고 소문난 곳은 그냥 안갔는데

다른 여러 전시관에서도 바다와 수자원에 대해 다양한 방식으로 접할 수 있어서 유익하고 즐거웠다.

특히 엑스포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국제관은 엑스포 기간이 끝나면 다시 볼 수 없기도 하고

또 여러 공연이나 문화 전시 같은 테마를 가지고 진행되는 걸 구경하는게 정말 좋았다.

4D관람으로 그저'기술'만 내세우는 듯한 곳도 있긴 했지만

대부분은 그 나라라서 보여줄 수 있는 걸 전시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아르헨티나관의 경우 탱고음악과 춤 공연을 하는 동안에 벽 화면에서는 국토 1700Km를 동서로 횡단하며 먼바다에서부터 시작되는 아르헨티나를 보여주는 영상이 나왔다. 

이렇게 즐기면서 받아들일 수 있도록, 기술이 잊혀지도록 하는게 참 근사했다.

 

 

기업관 중에서는 삼성관이 그랬다. 기술에는 더이상 감동하지 않는 현대인이라도 문화와 예술에는 감동하니까..

 

 

 

전시관 입장을 기다리면서 사람들 대화를 듣다보니

어제 이승기 공연이 있어서 그래서 일부러 이날짜에 맞춰 온 사람들 많을거라는 얘기가 꽤 있었다.

사실 첫쨋날 Kpop공연 때 너무 늦게 도착해서 특설무대 주변에 앉을 데도 서있을데도 없을지경이었는데

그때 주중인데도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오나 놀라긴 했었다.

아무튼 어떻게어떻게 '임시 스탠딩석' 같은 곳에 비집고 들어가긴 했는데..

내 앞에 서있던 모녀분들..

난 당연히 따님쪽이 공연보고 좋아라 할 줄 알았는데

어찌된 게 어머님 쪽이 더 환호하셔서 그분 힘에 난 옆으로 떠밀려나갈 정도였다;;

임시스탠딩석 같은게 있는 줄 모르고 스탠딩석 뒤쪽에 앉았던 사람들은 앞에 앉으라고 막 욕하고... ㅎㅎ

스탠딩석엔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다 몰려있고..

정말 누구나 좋아하는 다해먹을 이승기...ㅎㅎ

 

 

 

<배 우측 끝에 보이는 지붕이 Kpop공연이 있었던 엑스포 특설무대. 굉장히 큰 무대임>

 

 

 

이것저것 거리공연이나 행사도 많았서 기다리면서 지루하지도 않았다 

아무데나 앉아서 공연을 보기도 좋았고, 돌아다니다 지칠 때 쉴곳도 많았고, 전시관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릴 걸 대비해서 미리 차양이 조성된 배려도 좋았다.

국제관 지붕(?)에 있는 디지털 갤러리는 오며가며 무심코 넋놓고 쳐다보게 되고 ㅎㅎ

 

 

 

 

 

 

 

 

그래서 결론은 여수엑스포.. 한번쯤 와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근데 문제는.. 많은 정보가 실시간으로 전달되고 공유되는 21세기에

엑스포같은 '(원론적으로는) 계몽사업'이 대체 왜 계속돼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거지

엑스포 국제관을 돌아다니다보면 다음 엑스포 개최후보국들이 유치를 위해 홍보하는 것도 볼수 있었는데

이제는 국가와 지역 관광산업에 지나지 않게 돼버린 엑스포같은걸 지금 21세기에도 이어나가려면

정말 확실하게 볼거리 즐길거리로 다른 여행레저상품과 경쟁해야 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테마파크에서 스피드와 스릴로 감각을 꽉 채우는 것에 비견될 정도의 어떤것이라든가

아니면 지역자체의 관광자원이 충분히 사람들을 만족시킬 만하든가

 

여수는 물론 좋은 곳이고 여수엑스포도 난 좋았지만

앞으로도 새로 개최될 엑스포라는 것에서 이런 점들을 다 고려해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다녀와서 아쉬운건 여수관광을 전혀 못했다는 건데..

1박2일로는 터무니 없다. 최소 2박3일은 잡고 가야지

엑스포 구경도 다하고 여수관광도 하려면..

8월까지 다시 가볼 시간이 있을까 모르겠지만 요즘처럼 입맛없을 때 갓김치 못사왔다는 게 참 아쉽다 

홍어도 못먹었네ㅠ

 

 

 

 

 

Posted by Nav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