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소독*

2020. 3. 19. 17:26 from ETOCETORA

요즘 중국에서 만들어진 바이러스성 전염병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느라 다들 고생하고 있다.

1월말 2월초에 KF 94마스크 사재기가 시작될 때부터 좀 뜨악스러웠지만

사실 다른 서구나라의 권고사항대로 일반인들에게 마스크가 필수인 상황은 별로 없고

그나마 밀접접촉공간에서 쓴다고 하더라도 치과용마스크 정도면 충분하며

그게 통하지 않는 정도의 감염병이라면 그냥 집에 숨어지내는 게 맞다.

 

그래서 처음부터 계속 손소독이 중요하다고 주변사람들에게는 떠들어댔지만

다들 손소독자체에 대해서는 별로 감흥이 안오나보다

버스에서 손소독제를 짜서 열심히 손을 문지르고 있는 나를 보던 아저씨 둘이가 

저거해가지고 뭐가 나아지기는 하나.. 하는 식의 이야기를 내뒤에서 나누는 걸 듣기도 했다.

 

생각해보면 인턴교육받으면서 감염교육받기 전까지는 나도 그랬던것 같다.

학생때 다른 병원 서브인턴가서 만났던 호주출신 의대생은

수술장에 들어갈 때 스크럽 하는 과정을 굉장히 천천히 하면서 자기들은 이걸로 시험도 본다고 그랬는데

그때는 그러는게 어린이들 치아모형들고 양치질 배우는 것 얘기하는 것처럼 좀 우습게 들리기도 했고.

왜냐면 너무 간단하니까.

이런걸 무슨 시험까지... 라는 생각을 했던것 같다 당시에.

 

아무튼 인턴때 감염교육이 굉장히 인상적이어서 

주로 중환자실 근무를 많이 했던 나는 정말로 손소독을 열심히 했다.

감염관리 표준주의 지침대로라면 

환자 한명을 볼때마다 최소 3~5회까지는 손소독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데

실제로 거의 그렇게 했던것 같다.

중환자실 30명을 인턴 둘이서 나누어서 동맥채혈을 하게 될경우 한 4~50회는 손소독을 하게 된다.

시중에 판매되는 글리세린 포함된 소독제는 몇번 하다보면 너무 끈적거려서 결국 물로 손을씻어야하기때문에

중환자실에 소독제는 그냥 분무형 쌩 알콜이라서

매일 백번씩 쓰다보면 손톱끝이 갈라진다.

그래도 그렇게 했는데

 

정말 어이가 없었던게

교수들이 회진을 돌면서 이 환자 만지고 저환자 만지고 전혀 손소독안하고 그러고 다니던 모습

내가 손톱갈라지면서까지 열심히 손소독해서 지켜준 환자의 감염안전이

교수회진 한번 돌고나면 그냥 끝장이 나는 거였다. 

물론 뭐 한번 오염시켰다고 감염되는 건 아니지만

그런식이었다.

 

레지던트때 외과 파견근무때는 더 심한것도 봤다.

당연히 이환자 저환자 손소독없이 만지고 다니면서 회진하던 와중에

한 환자는 회음부 이상이 있다고 그걸 교수가 확인한다고 손으로 만지고 

회음부 만진 더러운 손으로 다시 그 환자의 수술상처를 만지작 거리던 모습이다.

그러했다.

 

그래서 감염교육이나 손소독이 가장 필요한 존재는 사실은 교수들이었고

말하자면 사회에서는 사소한걸 배우는걸 싫어하는 여러 어른들이야말로 제대로된 손소독 교육이 필요한 대상이다.

 

유치원 졸업한 은총이는 말할 것도 없고 

아직 어린이집 재원중인 둘리도 기침할 때는 옷소매쪽에 고개를 돌리는 시늉이라도 하는데

그리고 손을 씻지 않으면 손에 '벌레'가 생겨.. 라고 말하면서 손을 씻겨달라고 하는데

어른들은 손에 붙은 신종 중국산벌레를 없애려면 언제 어떻게 알콜로 손을 닦아야 하는지 정말로 알고 있을까.

 

30초 동안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해요, 손소독제를 자주 이용해야 해요 정도가 아니라

의료진들 감염교육할 때 보는 손닦는 영상같은걸 공익광고처럼 자주 틀어주는것도 방법이다.

호흡기에서 나온 바이러스비말이 어떻게 손에 붙고 내가 쓰는 물건에 줄줄이 붙어있게 되는지도 

감염교육 영상을 찾아보면 천지로 흔하게 있는데

왜 그걸 잘 활용안하는지 모르겠다.

 

손씻기나 손위생은 너무 단순하고 시시한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그 방법이나 효과를 실은 잘 모르니까  우습게 여기고 열심히 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교육방법은 역시나 유치부나 초등교육 방식으로 다정하게 접근해야 한다.

 

옛날에 전여옥씨 베스트셀러에 보면 일본방송은 말도안되게 유아틱한 포맷으로 발라놨다고 욕을 하던데

몇년 지나니 결국 우리나라도 그런 형식으로 점점 바뀌어갔다

그림많고 과장되게 표현해주고 하는게 눈에는 잘 들어오거든.

 

그래서 당분간 외부활동할때 손소독은 많이 해야 되고

방법은 애들가르치는식으로 하나에서 열까지 그림 많이 넣어서 오구오구 칭찬도 해주면서...

그렇게 해야 함 

 

 

20대시절의 슬림한 현빈아저씨가 악수해주겠다는데도 손소독 안한 사람이랑은 싫다며 외면하는 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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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av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