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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5. 9. 21:15 from ETOCETORA

또 바뀐턴으로 다른 병동에 적응하려고 그병동 스테이션에서 계속 얼쩡대고 있던 중.

스테이션 간호사들이 자녀 학교시험얘기를 하는걸 들었다.

 

중학생 영어중간고사에서

대략 이런 그림이 나오고

 

 

 

그림을 묘사하는 문장을 완성하기에 적절한 전치사를 채워넣는

문법문제?

 

정답은 '넥스트 투'였다는데

학생들의 이의 제기로 '비사이드' 도 맞는 걸로 해줬고

그중에 가장 예외정답으로 문제가 된 것이 '언더'라고 적어낸 학생인데

선생님이 그 학생에게 자기답이 맞다고 생각하는 이유를 말해보랬더니

어쨌던 나뭇잎 아래 있는 거니깐 나무밑에 있는 것도 맞지 않냐고

그래서 '독특한 관점'이라며 맞는 걸로 해줬다고

 

근데 아마도 '언더'를 쓴 학생과 간호사분 자녀가 성적이 좀 경쟁관계였던 듯.

'언더'를 맞는 걸로 하려면 나무가 아니라 나뭇잎이어야 하지 않느냐고 분개를 했다는데

자꾸 오답을 정답으로 맞게 해줘서 시험성적이 상대적으로 자꾸 떨어지고 있다며..

 

그 상황에서 옆에 있던 나에게 '어떻게 생각하냐?'고 다들 물었을 때

이미 주변을 얼쩡거리며 상황파악이 된 내입장에선

'정말 우리나라 내신 채점은 엉터리다'라고 '저렇게 억지를 쓰면 아무답이나 맞다고 해주냐'라고

'넥스트'를 지지하며 맞장구를 쳐줬어야 하는데

그냥 좀 어이가 없어서 앞의 대화 하나도 못들은척하면서

'아 그래요?  저라면 나무아래라고 묘사했을것도 같아요 *^^*'라고

눈치없는 소리를 하고 나와버렸다.

 

 

생각해보면 중학교 1학년 때 전치사를 배우던 시절의 입장에선

넥스트라고 생각했을수도 있을 것 같다.

비사이드도

'그래, 인지도는 좀 떨어지지만 그래도 넌 '옆'이니깐 맞는걸로 받아들여주지'정도로는 생각했을까

아무튼 영어스트레스 받으며 살아온 보통의 한국 어른이로써 나름 쌓인게 있는지

지금은 나무아래라고 표현하는게 자연스러운것 같다.

그런표현을 좀 더 흔하게 봤던 거 같다.

상황에 따라 뉘앙스를 살리기 위해서 다양한 전치사를 쓸수는 있겠지만

그냥 단순히 저 그림을 묘사할 때는 언더정도가 그래도 무난하지 않나..?

 

그래 뭐, 어차피 모르겟으니깐

독특하다고까지 말하면서 사실은 답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하는게 맘에 안들었다는 걸로만 해두자

 

 

 

 

고등학교 3학년때 담임선생님이 영어담당이셨는데

그때 우리학교에 영어선생님들 대부분에 비해서 우리 담임쌤은

다른 영어선생님들에 비해 회화의 유창성은 객관적으로 많이 떨어지셨지만

그래도 문법공부나 그외 리딩같은걸 팍쎄게 하셨는지

주로 독해위주였던 수업시간에 영어문장의 팁 같은걸 종종 가르쳐주곤 하셨다.

아마도 본인이 마음에 들었던 영어다운 어떤 문장을 외워뒀다가

그걸 수업시간에 관련 내용나올 때 말해주신거 같은데

기억나는게

'책상에 앉아서 공부하고 있다'에 무슨 전치사를 써야 하는가..

참 간단한 걸수도 있는데 막상

일반적인 한국 중고등 영어교육과정만으로 사실 쉽게 답을 생각할 수 없었고

뭐 암튼...

이런식이었다.

 

 

그래서 나무와 소년,

뭐가 정말 적절한 답인지는 네이티브가 아니라 결국 잘 모르는 거긴하지만

지금 심정으론 그냥 ....

나도 중학교 때 저런 옹졸하고 치사한 목적의 불평을 하면서

정수를 모르는 자연수 헛똑똑이, 무리수를 모르는 유리수 헛똑똑이 짓을 한적이 있었으려나.

그래 이건 마치 '오늘은 내가 요리사' 놀이를 하면서

'아니 대체 어떻게 소금과 설탕을 같이 쓴단 말인가요?'따위의 말을 하는 것처럼

뭔가 좀 한심하고 외국어에 종속되어 수학처럼 언어를 배우는 우리끼리의 시시한 라운드 같고.

아 대체 이기분을 어떻게 표현해야 되지.

 

 

 

 

 

외국어를 외국어로 배울 때 어느 정도 외국어를 익히고 나면

그때부턴 그언어로 된 책을 많이 읽는게

그 언어의 느낌을 익히고

이해는 안되지만 어떤 문장이 더 자연스럽다는 걸 자연스레 알게되는걸로

가장 좋은 방법같다.

그리고 문장 자체의 세련도라든가 그런 면을 고려해도 역시 읽기는 많이 해야될 거 같은데

 

한국말 쫌 하기 시작하는 우리 은총이도 이제부터 영어동화책 시작해야되나 ㅋ

 

 

 

연구에 의하면 어린시절 외국어를 많이 접하는 환경은

확실히 그 언어에 대한 능력은 키워주지만

반대로 수리영역의 발달을 저하시킨다고 한다

조기 외국어교육에도 이렇게 기회비용이란게 있다구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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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av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