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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2.08 one more time one more chance

 

 

 

 

 

전에 네이버실검에 거의 하루동안이나 일본사람 이름이 하나 걸려있었는데

또 어디 왜놈이 극우망언이나 했나 싶어 욕이나 한바가지 해주려고 클릭해봤더니

얼마전에 본 정말 좋았던 영화, 애니메이션 음악을 만든 사람이라는 걸 알고

좋아했을 사람들이 많을것이다 나처럼 ㅋ

물론 생각난김에 영화에 나온 노래들도 다시한번 찾아 들어봤을 것이고

 

너의 이름은 마지막 장면에 이어지던 엔딩곡은 정말 영화관을 뜰 수 없게 잡아 끌었다.

누가 시킨것도 아닌데 다른 영화와는 정말 비교가 안될 정도로 사람들이 나가지를 않고 그냥 음악을 듣고 앉아 있었는데

감독이 영화를 잘 만들기도 했지만 그 여운이 길게 길게 이어진 건 역시 음악덕분일것이다.

그리고 음악이 좋아서 다시 찾아듣다보면

영화를 보던 중에는 전혀 자기주장을 내세운 적 없는 것 같던 다른 삽입곡들

그러니깐 노다요지로가 가사가 들어간 곡이 4개나 돼서 걱정이라고 했던

다른 노래들도 그제서야 자기들이 얼마나 괜찮은 곡인지 티를 내기 시작하는 것도 신기했다.

 

몇개월전에 어디 게시판에서

Jpop망했다면서 만화영화 OST가 음원차트 1위를 하는 동네라고 비웃는 글을 본적이 있는데

아마도 그 만화영화가 너의 이름은 이었을 것이다.

하이틴스러워서 글 내용에 더해 더 경박해보이던 영화포스트를 보며 한심스럽다고 생각했지만

영화의 감동과 함께 요즘계속 노래들 듣고 있긴 하다.

정말 그간 일본노래 거의 15년은 안들었을텐데.

 

 

하지만 대부분 좋다고 느끼는 래드윔프스 노래에 비해

좀 호불호가 갈릴수도 있는 (초속 5cm에 나온) one more time one more chance가 더 좋은건

역시 난 아재스런 노래가 취향인것일까.

그보다 일본사람들, 노골적으로 심금을 울리는 노래에 대해 부끄러움이 전혀 없는 거 같아 ㅠ

아무튼 감독의 전작을 찾아보다가 본 영화에서 영화자체보다는 음악이 좋아서

어쩔줄을 모르겠다.

 

 

 

 

초속 5cm은 '너무나 거대한 인생과 아득한 시간이 감당할 수 없게 놓여 있어서' 다시는 만나지 못하게 된 연인들에 대한 이야기다.

 

 

 

 

전에 소아과에서 만난 윗년차는 나와 동갑이며 당시엔 미혼인 여자선생님이었는데

대개 나이많은 미혼녀들이 결혼에 대한 의지를 표현하지 않는 것에 비해

'반드시 결혼하겠다'고 마치 다이어트 결심을 대외적으로 천명하듯, 본인의 결혼의지를 여기저기 퍼뜨리고 다녔다.

그게 첨엔 이상해보였는데

나중에 본인에게 들어보니, 사람이 특정나이에 기대되는 어떤 사회적 통과의례를 거치지 않으면

자꾸 이상한 생각들에 빠지는 것 같다고..

그건 본인이 경험한 방황에 대한 얘기일 것이고,

아무튼 2016년에 그 선생님은 결혼을 했다.

 

대학원 때 동아리 여름합숙비용을 위해 졸업선배들 보조 요청하러 갔을 때 본 어떤 선배의사는

이제는 자기 병원 유지하는 일만 하면 된다며 일견 여러모로 안정적인 상태였을 텐데

몇주뒤 주말에 갑자기 전화를 해서는 만나달라고 꼬드기며 질척댔다.

유부남 새끼가 사는게 심심해서 불륜이라는 모험을 해보고 싶었겠지.

 

통과의례를 거친다고 이상한 생각들에 대한 유혹이 끝나는 건 아니며

별일없이 사는 대다수 사람들에겐 죽을 때까지 여기저기 빠져들고 싶은 샛길들이 끝도 없이 이어질 것이다.

 

 

요즘 오비지와이에 있으면서....

한국에 10년이나 머무르며 본국의 남편자식에게 송금도 하지만

한편으론 병수발 들어주는 남친도 있는 불체자 아줌마를 본 적도 있고,

조산 위험으로 입원한 만삭 임산부가 성병이 있는 것으로 나왔는데

옆을 지키는 남편과 본인의 치료를 위해  사실을 알려줘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부부 둘중 어느쪽이 범인이든 이건 정말 너무하다 싶은 상황 아닌가.

그리고 남편은 없지만 남자친구 때문에라도 바자이나 성형을 몇번이나 하는 60대 여자분, 할머니가 아니다, 여자분이다.

 

여기 전공의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 대해 컨벌젼을 하는 내가 너무 나이브한거라고 하지만

사실은 아득하게 이어지는 인생을 이런 일탈을 통해서라도 견뎌내고 감당해내는 사람들이 대견하다고도 생각했다.

일탈이라니,, 일탈이란 표현도 바보같다.

 

 

 

 

 

 

초속5cm에서 보여주는 도시의 이곳저곳은 오작교도 놓을 수 없을만큼 거대하고 아득한 공간들이지만

그래도 신카이마코토 감독은 그것을 '도시'의 무정함이라고 표현한 건 아닐것이다.

너의이름에서, 내세엔 도쿄의 꽃미남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며 자고 일어난 애에게 보여준 도쿄의 아침풍경이 찬란해서,

분명 도시의 아름다움을 가슴깊이 인정하는 것일거라 생각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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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av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