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리

2017. 11. 17. 13:26 from ETOCETORA

 

 

 

은총이를 낳은 병원은 부산 북구에 있는 산부인과 전문병원으로

부산에 나다닐 때 바로 눈에 보이는 병원이었고 집에서 그리 멀지 않다는 단순한 이유로 선택했을 뿐인데

여기는 그래도 나름 '젠틀버스'라고 약간 자연주의 분만 느낌의 출산을지향하는 곳이었다.

무통을 한 것 빼고는 그래서 자연분만은 정말 좋구나 수월하구나 생각하면서 출산을 했었고

회복도 굉장히 빨랐다.

그래서 자연분만이란 원래 이렇게 별다른 의료진의 개입없이,,

애 나오기를 기다려주는 분만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다른 병원에서의 자연분만을 보니 굳이 '젠틀버스'라고 따로 지칭하는 자연분만이 있는 이유를 알수 있었다.

일반적인 산부인과에서는 말이 자연분만이지 임부에 대한 의료진의 괴롭힘이 정말 엄청나다.

내진을 끊임없이 반복 하면서 경부개대가 얼마나 됐는지 계속 확인하고

다른 임산부 수술 중에 자연분만 진행되면 병동이 너무 바빠지니깐

자연분만 진행중인 산모에 대해서는 억지로 손가락으로 경부를 넓히기도 한다

(진통이 오는 동안 경부개대가 자연적으로 이뤄지는데, 바로 그 시점에 손으로 경부를 마구 넓히는 것이다 우악스럽게)

경부개대는 다 됐는데 애가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양수도 미리 터뜨리고

애가 골반에 머리가 끼었는데 자연스런 카디날무브먼트 같은거 기다려주는 거 없이

아기 얼른 내려오라고 임부의 배를 마구 누르기도 한다.

이렇게 폭력적으로 분만을 당하니깐

아기는당연히 태어나면서 소리지르고 울수밖에 없고

임부는 회음부 손상이 심해질수 밖에 없지

정말 웩스런 현실이지만

2차이상의 병원이란 곳에서는 출산에 대해 '컨트롤'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니깐

그래서 그런거겠지

응급으로 수술해야 할 임산부가 갑자기 생길수도 있고 그에 비해 의료인력은 제한돼 있으니까.

그래서 그런거겠지

라고 이해는한다. 그래도 자연분만에 환상을 가진 사람들은 정말로 자연분만을 시켜주는 병원을 찾아 가는게 좋을듯함.

 

 

 

 

 

둘리를 낳게 됐다는 소식을 주변 동기나 친구들에게 전했을 땐

'인생은 계획대로'라며 대단하다고들 웃던데

물론 그나마 출산과 일/학업을 병행하기 쉬운시기에 계획을 해서 아기를 낳으려고 했고 그게 성공한 건 사실이지만

그게 그냥 웃으면서 좋아할만큼 쉬운일은 분명 아니다.

 

임신기간동안에도 차분히 태교를 한다거나 하는건 포기해야 하고

조리기간에 심신의 안정만을 누릴수도 없으며

육아를 하는 동안에도 아기에게만 집중할 수 없이 공부를 해둬야 한다는 스트레스가 계속 있으니까.

 

그래도 학생일 때의 출산과는 달리 직업인으로서의 출산에는 또 출산휴가라는 게 있어서 좀 편할수도 있었는데

막상 또 그 출산휴가를 들어가서 출산 전 거의 1달을 집에서 놀고만 있으니

그건 또 그것 대로 심심하고 지루한 것이

이건 워낙에 전투적으로 살았던 내 성격 탓이겠지

 

 

시험을 앞두고 전혀 긴장을 안할 순 없지만

그래도 조리원에 있는동안에 맘이 조급해질 때마다

신생아 시기나 아기의 발달은 순식간에 지나가버려서 아쉬움을 남긴다는 걸 이미 경험했으니까

좀더 침착하고 여유를 가지려고 노력은 하고 있다.

 

 

 

 

조리원에서 짬짬히 공부를 하고 있는 건 은총이 때랑 다를바 없지만

그래도 조리원 프로그램도 조금씩 챙기고, 몸도 더 챙기고 있다.

 

예전에 조리원있을 때는 프로그램을 하나도 안들어서 몰랐는데

지금 모빌이나 촛점책 만들기 아기 마사지 아기 관리 등등 프로그램을 들어가 보니

전부다 유아 관련 업체(교구, 책, 분유회사,모유관리업체)에서 나와서 홍보하는 중에 프로그램은 부수적으로 진행..

뭐 그래도 사은품 챙기는 것도 좋고 1시간 씩 아무생각없이 웃고있는 것도 좋음.

 

그리고 4년전에 비해 아무래도 경쟁이 더 심해졌는지

조리원 비용자체는 별 변화가 없는데 서비스.. 라는게 더 많이 좋아진 것 같다.

산전산후 전신케어 서비스도 나쁘지 않고

모유수유 관리를 위한 마사지도 기본으로 다 해주는 거 같고

유축...을 부산의 조리원에선 수유실 유축기로 남들이랑 같이 했는데

요즘은 방마다 유축기도 비치해두는 것이.. 이것도 아마 유축기 회사에서 렌탈이나 구입유도하려고

조리원에는 좀 더 저렴하게 공급해주는게 아닌가 싶다.

나도 쓰다보니 좋아서 집에가기 전까지 수유량 충분하지 않으면 유축기 준비할까 하고 생각하게 됐으니까

 

 

 

 

 

은총이 때 처음 수유실이란 곳에 들어갔을때는

시각적 충격을 비롯해서

(다들 가슴을 내놓고 젖을 짜고 있고, 신생아실 선생님들이 산모들 가슴을 아무렇지 않게 만져댐..)

정말 새벽에 수유콜 받고 수유실에 앉아 있으면 내가 젖소가 된거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우울했는데

지금은 수유양을 늘리고 애기 빠는 힘이 늘어나서

어떻게든 모유수유가 쉽게 되는 상황으로 만들어 놓고 집에 가고 싶다는 목표까지 있어서

열심히 유축하고 수유하고 노력중이다

 

 

잘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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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av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