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의 화시니

2016. 10. 31. 23:30 from ETOCETORA

 

 

 

요즘 우리 질투의 화신 정말 잘보고 있다.

 

전쟁같은 10월을 보냈지만 그 와중에 잘한 건 수영을 꼬박꼬박 나간 것과 이비에스 라디오를 꼬박 꼬박 들은 것,

그리고 질투의 화신을 꼬박 꼬박 챙겨본 일일 것이다.

올해 10월 혹은 재작년 10월, 혹은 작년 8월처럼 힘든일이 닥치는 때가 있고

그런 힘든시기에는 대개 그 상황에 휘둘려서 그때의 시간들은 마치 내것이 아닌양 닳아없어져버리게 마련이지만

힘든 와중에도 시계추 움직이듯 꼬박꼬박 나만의 일을 놓지 않는게 중요한 것 같다.

앞으로도 극적인 사건들에 내 소중한 일상이 함부로 휘둘리진 않게할것이다

이번달은 말그대로 폭풍이 지나간듯한 10월이었고, 그 10월이 끝나는 오늘 문득 

재미난 드라마라든가, 오늘도 다녀온 수영이라든가, 이제 다음달로 넘어가는 방송교재 같은 것들이

'정말 감사하다' 는 생각이 들었다.

24부작이나 되는 드라마라 봐도봐도 남은 회차가 많길래 정말 마음놓고 보는게 무슨

귤 한박스 사놓고 내내 까먹는 기분으로 아껴두고 보고 있었는데 2주뒤에 끝나면 이제 어떡하나....

 

 

암튼..

어찌어찌 나름  세사람간에 긴장이 잘 유지되던 이 양다리 로맨스는

지난 주쯤 여주인공이 한 남자 쪽에 더 마음을 주게되는 방향으로 넘어갔다.

그리고 그 마음을 더 주게되는, 그러니깐 자기 마음을 알게 되는 계기가 '질투'라는 감정을 통해서인걸로 나왔는데

제목에서부터 이미 뼈대있는 감정인 '질투'니깐 이걸로 메인 커플이 자기들 감정 확인했다고 한 걸로 뭐라할 건 아니다.

게다가 나야  워낙에 작감이 토끼몰이 하는대로 첨엔 고정원 밀다가 지금은 화시니 밀고 있으니깐

그래 원래 이렇게 될줄은 알았는데.

 

그냥, 질투로 자기 마음 확인했다는 표나리한테 고정원이 하던 말

자기가 불안하게 안해서 안 좋아하는 거냐는 등, 편안한 기분도 사랑인거라고 하는 등..

그부분에서 고정원 진상이라고, 버스 떠났는데 찌질하게 달라붙어서 뭐하는짓이냐 손가락질하는대신

오히려 좀 흔들려 버렸다. 난 질투보다 이쪽이 더 진짜라고 생각하는 건가.

 

 

옛날에 코렐리의 만돌린이라는 영화를 그 무렵에 보고 한동안 영화 분위기에 빠져있었던 적이 있다.

바다 끼고 사는 남유럽의 정취라든가, 점령지 군인들이라든가, 거기서 이탈리아군대의 놀자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한동안은 이탈리아 남자에 대한 로망을 과도하게 가지기도 했었다,

그 여세를 몰아 노망난 시*노나*미 할망구의 이탈리아 역사.로.맨.스.팩.션.들을 다 읽기도 하고 뭐..암튼...

거기 영화에 보면 아버지가 딸에게 하는 말중에

진정한 사랑이라는 건 어떤 열정적인 사랑의 순간이 지나간 후에 타고남은 재에 있는 거라고 그런 말이 있었다.

지금 정확히 다시 찾아보니

그러나 진정한 사랑은 모든 열정이 타고 없어졌을 때 그때 남은 감정이란다

라고 영화에 나온 모양이다.

 

그무렵 동아리 사람들이랑 여친/남친에 대해 두근거리는 감정을 가지고 있네마네하는 걸로 이야기 하던 자리에선

그런 두근거림도 없는 사이라면 그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 사이냐고 막 떠들어댔으면서도

뒤로는 고리타분하게 할머니같은 사랑의 정의나 곱씹어 보고 있었으니

나도 참 표리부동이 천성인가보다 하는 생각도 들지만

생각해보면 당시 남자친구에게 느끼는 익숙함이 이제는 우리가 아무것도 아닌거라는 증거같아서

그래서 나는 불안했던게 아니었나 싶다.

내 마음은 지금 과연 뛰고 있는 건가하고 계속 스스로를 의심하고

혹은 익숙함도 사랑이라는 말은 실은 이제 새로운 사랑을 찾을 여지가 없는 사람들 혹은, 연애놀음이 인생에서 더이상 중요하지 않은 사람들의 허울좋은 변명일 수도 있을 것이다라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고

그러고 있었으니 그후 헤어지게 된거겠지만 뭐.

 

사실 너무나 당연하게도 코렐리의 만돌린에 나온 말이야말로 사랑에 대한 잠언이다.

그에비해 그냥 사랑에 빠지는 것이 사랑인 줄 안 로미오와 줄리엣의 불같은 치정은 청소년들에게 '결코 저래서는 안된다'고 알려줄만한 모범예 아닌가 (그래도 문근영의 줄리엣은 꼭 봐야한다.)

 

 

다시 질투의 화시니로 돌아와서

난 아직도 심장이 숯불에 구워지는 듯한 두근거림만 좋은건지

표나리와 화시니가 서로 좋다고 하는 지경에 오니깐 벌써 마음이 불편해지면서 재미가 없어지려고 하는데

그래서 그간 여자 사귀면 3개월을 못갔다는 화신이를 변화시킨 여자는 표나리가 처음이야 같은 그런 환타지 보다는

표나리가 화신이랑 예상했던 3개월만에 자연히 헤어지는 수순을 밟고

(여자 하나 때문에 30년간 만들어져온 캐릭터가 변한다는 거 한심하잖아)

당연히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어야 하는 고정원 한테 가서 재같이 뜨뜨미지근한 사랑을 50년동안 한다는 이야기가 돼도 좋겠다.

 

 

 

이딴건 물론 농담이고..

화신이랑 표나리랑 애낳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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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avi. :